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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나무 토막 세 개의 횡재



후배의 식당에 갔더니 자른 느티나무 세 토막이 있다
혹시 특별한 용도가 없다면 사겠다고 했더니 무상으로 흔쾌히 나무를 준다
원래 나무 지름이 60cm, 길이가 170cm인데 세 토막으로 자른 것이다
아깝다 아까워
토막을 내지 않았으면 멋진 판재가 되는데 생각없이 잘랐으니......,
그러나 그런 토막이 되었으니 내 차지가 된 것이라 행운과 불운의 경계가 모호하다

나는 사례로 느티나무 도마 두 개를 드리고 서각 작품 한 개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거래의 조건으로서가 아니라 무상 제공에 대한 답례이며 협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늘 아침에 후배가 나무를 실어왔는데 아무리 토막이라도 무거워서 중장비로 차에 실었다고 한다

으음!
이제 이 토막나무를 어떻게 켜야하지?
토막을 제재할 수 있을런지 남원의 대형 제재소 사장님에게 문의하니 특별히 해주겠단다
여기서도 금전 거래가 통용되지 않는 시장 배척 지대다

야호^^야야호^^^
쾌재를 부른다

화목감이 될 뻔한 나무가 임자를 만나서 쓸모가 커졌다
나무가 돈으로 거래되지 않고 정이나 믿음과 같은 주관적 내면적 감정으로 증여된 것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나는 이 점에 주목한다

나무로 인해 선후배 간의 돈독한 인간관계의 계기가 되고 내가 예쁜 작품 하나를 만들 동기가 생겨난다
그런 것 이외에도 외형적으로 계산되지 않는 의외의 사건들이 인연의 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돈으로 거래하는 것은 하수들의 빠르고 쉬운 방식이다
물물교환은 그보다 한 단계 높다
선물 증여의 방식은 또 한 단계 높다
요즘 널리 장려되는 방식이고 자본주의의 결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내 생각일 뿐이다
나는 늘 소수자에 속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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