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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잡초란

인근에 거주하는 분들이 오셔서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한다
놀랍게도 한 분은 같은 대학교 출신의 입학 동기에다 교원으로 퇴직한 분이라 반가움이 크다

뜰을 둘러보다가 내가 경험 하나를 소개한다
잡초를 일일이 뽑으려 하지 말고 지피식물을 심으시라고 권유한다 번식력이 좋은 식물이 잡초를 뒤덮어 제초효과를 내는 것이다
내가 심는 지피식물로는 섬백리향, 기린초, 좀씀바귀, 꽃잔디, 사사와 같은 것이다

대지는 보편적 도를 따라 공평하고 자애로운 모성애를 가지고 있어서 특별히 식물을 간택하지 않는다
빈 땅을 먼저 차지하는 쪽에게 내어준다
이런 속성을 이용해서 뜰을 아름답게 가꾸는데 활용하는 기술이다

어떤 풀이 잡초일까?
한 마디로 내가 심지 않은 풀이다
고추 밭이나 들깨밭에 바람결에 씨를 뿌린 맹아주, 비단풀 사래 같은 것은 모두 잡초로 취급된다
만일 맹아주 밭에 고추가 어디서 날아와 자라면 고추가 잡초인 것이다

내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 사소하게 여기거나 귀찮게 여기는 잡초를 막으려면 그 풀들이 소중한 내 체험과 동반하면 이미 잡초가 아니다
그래서 잡초란 주관적 판단에 의한 것이다
세상에 잡초란 없다
풀은 모두 제 이름이 있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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