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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꽃놀이패

바둑에 패란 게 있다
흑이 백돌 한 점을 잡으면
백이 상응하는 자리의 흑돌을 바로 잡지 못하게 하는 규칙이다 다른 곳에 착점을 한 후에 즉 한 수를 건너뛴 후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규칙이 없다면 흑과 백은 계속해서 돌을 잡게 될 것이고 결국은 바둑이 무한 반복으로 흘러 바둑판이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 꽃놀이패란 게 있다
한 쪽은 패싸움을 진다고 해도 큰 손해가 없고 다른 쪽은 큰 손해가 발생할 때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에 유리한 입장에 있는 쪽이 꽃놀이를 즐기는 싸움이라는 뜻이다

부모와 자식이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면 유리한 꽃놀이패는 자식의 차지다 왜냐하면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사랑으로 부모가 잃을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가난한 나와 어떤 최고 부자가 전 재산을 내거는 싸움을 한다면 내가 꽃놀이패를 거는 것이다
물론 그럴 일은 없지만 이와 유사한 맥락의 꽃놀이패는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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