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 담화

황암사 제향식

여러 해 동안 참석하지 못했던 황암사 제향이었는데 올해에는 참석하게 된다. 이른 시각에 현장에 도착한지라 시간 여유가 많아 외진 자리에 앉아 황석산성 전투 기록들을 검색하며 4백여년 전의 역사를 현재화한다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침략군을 저지하고 생존권을 지키려했던 선인들의 항쟁의지를 돌이켜 보며 가슴이 먹먹하다
5일 간의 전투 끝에 전멸하고 말았지만 죽음으로 저항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추앙 받아야 한다  나라의 조직적이고 강력한 군사력이 아니라 빈약하고 허술한 체제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 정부군과 민간의 규합으로 이루어진 이 자연발생적 방어력으로는 상대하기어려운 적들의 규모였다

임금이란 절대권력의 가면이 벗겨지고 민초들이 능욕을 당하는 역사를 직시한다
이 전투를 재조명하여 부끄러운 역사의 치부를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전투의 현장을 보존하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드러나지 않거나 간과한 영웅들을 추모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기념 사업화릉 위해 노고를 바쳤을 분들의 열정에 감사한다

제향과 병행하는기념식을 보며 내 나름의 아쉬움이 있다 참석한 인사들의 관직서열을 철저히 고려하는듯한 관행을 보며 묘한 웃음을 짖는다
그런 시간에 지난 역사의 한 장면을 현재화하는 강연이나 극적인 연출을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지만 귀퉁이에 앉은 내 생각일 뿐이다

& 문중의 동행자 (팔용, 중식, 상수, 연조 ,나)와 농월정 한 식당에서 점심을 들은 후 귀가한다
팔용 조카의 종제가 삭당 일을 돕다가 우리를 특별 대우하며 고기 수육을 연신 날라주어 인정을 보인다

'사랑방 담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헬스장에서  (0) 2022.10.06
가치의 귀족  (1) 2022.10.03
국가의 끝에서  (0) 2022.08.28
신중함의 부족  (0) 2022.08.14
꽃놀이패  (0)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