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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입춘이라

무질레 신은숙 선생님의 작품

양력 새해는 이미 한달 전에 시작되었으나 절기상의 새해는 오늘이 시작이다
입춘이 바로 새해의 첫 절기다 대한 추위를 견디고 나니 봄의 길목에 들어선다 그러나 아직도 코 끝이 찡할만큼 날씨는 칼을 물고 있다

이미 땅 밑에는 봄의 기운이 준동하는 중이다 얼음을 품었던 대지가 서서히 풀리며 땅 속에 은신했던 벌레들이 꾸물거리며 봄채비를 하고 있고 매화 봉우리가 햇볕을 품고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절기에 선인들의 풍습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입춘축을 써서 붙이는 것이다
묵은 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새해의 길상을 축원하는 세시풍속에는 자연 절기와 휴머니즘이 공명된다

선조들은 따뜻한 봄이 기온이 온난하여 식물이 싹을 틔우는 자연으로서의 봄을 삶에 적용하여 운수가 트이고 환난이 소멸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건양다경,입춘대길,국태민안 등의 소망들을 문에 서서 내걸고 간절한 마음을 다하니 이는 소망의 기도다
세상 일이 여의치 않으니 뜻하는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유한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바램인 것이다

이제 곧 봄비가 내리는 우수가 되고 대지는 가슴을 열고 젖내음을 풍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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