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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소통에 대하여

소통은 천길이나 되는 두 절벽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나 가로 놓인 다리다
한 쪽 절벽이 나이고 다른 쪽 절벽은 타인이다
때로는 가족마저 낯설고 친한 친구가 나와 다른 행성에서 온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소통의 문제는 나와 타인 간의 관계맺음을 위한 영원한 과제다

가로늦게지만 고향의 면에서 헬스장을 운영관리하는 봉사를 하는데 놀라울만큼 회원수가 많고 활성화되어 보람을 느끼며 활동을 하고 있다 유급 직원 한 분도 없이 백 수십명이 이용할 수 있게 개방시간을 확대하고 유료 헬스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저렴한 회비로 자율관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회원이 많고 활성화될수록 많은 문제점이나 갈등을 내포하고 있어 소소한 불만, 질시, 의견 차이와 충돌 등이 생겨나 애로를 느낀다

타인의 지옥이라는 샤르트르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다수가 누리는 이면에는 누리지 못하거나 누릴 생각도 없는 외부 소수의 불만과 질시가 곱지 않다
공동의 시설에서 개별적인 취향이나 습관 등의 차이가 툭툭 불거지기도 한다 공동의 규칙을 정하고 SNS 를 활용해 전파하지만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다
일부 회원들은 전반적인 운영관리의 맥락은 보지 못하고 사소한 문제와 소소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내세운다

샤르트르는 타자의 내면이나 주체성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는 합일의 시도가 갈등의 원천이라고 한다
나와 너가 같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로지 인내할 뿐이라고 한다
타인이란 미지의 영역에 속하며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샤르트르에게 타인은 부정적이고 절망적이지만 이와는 달리 메를로퐁티는 신체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그는 세계라는 공동의 토대 위에서 우리는 타인과 공동의 신체성을 가진 존재로 상호 주체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레서 서로 마주하며 갈등을 겪는 것도 일종의 소통으로 본다

두 철학자의 동일 주제에 대한 다른 관점을 비교하며 내 삶에 적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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