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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장례 조문

주변의 친인척들이 연이어 세상을 하직하신다
꽃 피고 새우는 이 화창한 봄날에 인척 한 분이 세상을 떠나신다


인간적인 정리로 보면 장수하시고 큰 고통없이 떠나가시기를 바라지만 하늘의 뜻인 걸 어찌하겠는가
너도 가고 나도 가야하는 운명의 길을 온전히 받아들이면
죽음은 억울하거나 마냥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다만 죽음 앞에서 한없이 낮아지고 경건해져야 한다

세상만물은 변하는 것이니 태어남은 죽음과 하나 안에 있는 둘의 모습이다 삶에서 누리는 기쁨과 행복의 이면에는 슬픔과 불행이 있다
죽은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지만 그 기간은 영원한 시간의 미소한 부분에서만 이루어진다

고인은 이제 사람의 형상을 벗고, 이 세상에 소속되지 않고, 허무 속으로 잠긴다
별 하나가 빛을 잃고 스러지는 일이다
그러나 별 하나가 진다고 해서 우주는 멸하지 않는다
광대무변한 우주는 끊임없이 새로운 별이 태어나고 팽창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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