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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대화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삶의 양식

 

  TV의 토론을 즐기면서 나는 토론에서 드러나는 삶의 양식을 발견한다.


 가운데는 중립적인 사회자가 있고 양 옆에는


서로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인 의견을 가진 토론자들이 일전을 겨루는 걸 보면서....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옹호하기 위해 보다 합리적인 논의를 찾아내서


청중들에게 설득함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때로는 상대의 논리의 허점을 찾아 부당성을 지적한다.


 


 


토론 패널들은 자신의 견해가 바뀌거나


상대방의 견해가 바뀌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의견은 바로 자신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의견을 바꾸는 것은 자신의 소유물을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대화는 소유의 양식이 잘 드러나는 삶의 형태이다.


 

                                  

 

토론이 아닌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삶의 양식이 잘 드러난다.

소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있는 것에 의존한다.

자신의 과거의 성공적인 사례들, 자기의 매력적인 개성,

자기의 사회적 지위, 인간관계의 넓은 범위와 유명인들과의 교제 등을

마치 상품 진열하듯이 내세운다.

 


 


나도 그랬을 거야. 바둑을 잘 두었던 자랑들, 청년 시절 축구를 많이 했던 것이며


몸짱이 되기 위해 웨이트에 몰두했던 등 .......


                                    또 있지. 팔푼이 같은...자식 자랑들


마치 내 소유물인양 학업성적이나 독서능력 등을 진열하며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 시키려 했던 망상들이었어. 망상


 


                                               


 


 


존재형의 사람들의 대화는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그들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의존하기 때문에 대화할 때 활기가 넘친다.


들판에 핀 꽃을 바라보거나 서산의 노을을 바라보며


내 소유에 대한 불안감이나 위축됨이 없이


기꺼이 반응하며 깔깔대며 웃고 즐거워하며 서로에게 활기차게 반응을 한다.


그런 활기로 인해 상대방이 자기 소유에 대한 부담이 없어져서


서로 마음을 열고 공감을 하게 된다.


 


소유적인 형태의 대화는 자기중심성을 강하게 고집하지만


존재형식의 대화에서는 자기 중심성을 탈피하기가 쉬워진다.


존재적인 삶을 사는 이들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자신을 무장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자발적으로 창조적으로 생산적으로 반응한다.


                                    살아있는 사람의 꾸밈없는 반응들이 대화로 나타난다.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 삶의 희노애락을 나누고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사는 것이 산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소유적인 삶과 존재적인 삶의 양면에서 어느 쪽에 치중하는 것일지?


대화를 할 때 내가 가진 소유의 상품 같은, 정보나 지식이나 지위 등을


교환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말자.


산다는 것은 누가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소유적인 삶을 고집하는 대결자, 토론자가 아니다.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승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두 종류의 삶의 양식을 통해 존재적 삶에서 행복을 누리라고 가르쳤던


에리히 프롬 같은 찰학자가 아니어도


그런 삶을 실천하며 살았던  황수관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아름다운 분, 감동을 한 아름 남겨두고 간 성자였다.


웃음의 미학, 웃음을 생활 속에서 창조하는 방법을 알려준


한 송이의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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