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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한다발 3년 전 약 7개월 째 서한당이 장미를 그리고 있었다.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저리도 힘드는 일이로구나. 絶域春歸盡(절역춘귀진)邊城雨送凉(변성우송량)落殘千樹艶(낙잔천수염)留得數枝黃(유득수지황) 嫩葉承朝露(눈엽승조로)明霞護晩粧(명하호만장)移床故相.. 더보기
다릅나무로 만드는 선사 장승 텅 비었으므로 바람처럼 가볍다. 늦가을의 따뜻한 볕에 파고들며 감사한다. 바람처럼 소요하다가 다릅나무 한 동강을 꺼낸다. 무얼할까? 오늘 하루가 텅 비었는데...... 그래. 두 장승이 선어를 주고받는 것이 어때? 그래 좋아. 좋아. 우선 장승부터 만들어 보자. 톱질, 자귀질, 칼질이 시작.. 더보기
완성 - <울 엄마는 요수여사>랑께요 장모님은 물을 좋아하신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다. 내가 새 신랑 시절에 머리를 감는데 일곱번을 헹궈야 한다며 재삼 당부를 하시는 것은 기본이고 비닐 봉지 한개를 씻으로 200미터 거리에 있는 우리 집 앞 냇가에까지 행차를 하는가 하면 한겨울에 세탁기는 집에서 놀고 직접 손빨래.. 더보기
벗 윤후원을 보내며 사랑하는 벗 윤후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일주일 전 후원이는 산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 잘 있느냐며 집에 있느냐며 묻길래 가족을 배웅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이제 그 친구를 볼 수가 없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후원이는 산을 오.. 더보기
지오돔 - 만추의 온기를 쬐며 천궁으로 귀가하는 태양이 종종 걸음으로 다급해진다. 그 열화 같던 기세로 치켜 세우던 어깻 죽지가 쳐지고 말없이 핼쓱한 낮빛이다. 이렇게 한 시절이 가고 또 한 시절이 오는구나. 화살나무 붉은 잎들이 햇살을 받아 낮술에 취한듯 붉디붉다. 그 잔가지에 지금 막 포로를 내려 앉으며 .. 더보기
도라지 나들이 오빠회가 이번에는 팔공산 뒷자락 경관 좋은 천종복 교감선생의 택지 예정지인 영천시 청통면 신원리에서 열린다. 그간 참석이 뜸했지만 이번에는 필참하리라 작정한 것은 후배 선생님의 전원주택 조성 예정지에서 열리는 첫 모임이기 때문이다. 조성한지 5년이 되었는데 지금은 주말 .. 더보기
느티나무 낙엽 며칠 새에 느티나무가 자잘한 잎들을 거의 다 떨군다. 소슬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들이 잠 순간 천상 유희를 하더니 지상에 뒹굴며 바람 가는대로 몸을 맡긴다. 푸르럼을 잃은 부황 든 얼굴 사지가 오그라들었다. 이제 형상을 잃고 이제 색을 잃고 이제 목마르지 않다. 그 한 잎을 들어 가만.. 더보기
돌탑을 쌓으며 우리 마을은 온통 돌밭이다. 흙 속에 오래 묻혔던 돌멩이들, 이리저리 굴러 다니던 돌멩이들, 천대받는 이 돌멩이들이게 의미를 불어넣자 하루 아침에 작은 돌탑이 된다. 철저히 개성적이고 독립적이고 쓸모없는 돌멩이들이 이제 서로 팔짱을 끼고 한 몸이 된다. 날카로운 모서리를 감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