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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절기의 운행 질서는 참되다. 처서가 지나고 조석으로 불어오는 肅殺之氣 숙살지기에 그 성하던 풀이 기운을 잃고 아늑한 휴식에 들어간다. 기다렸다는 듯이 삼천리 골골샅샅에 몰리는 崇祖孝親숭조효친의 행열은 한민족의 대이동을 연출하는 장엄한 현대판 기적이다. 예초기 그 맹렬한 .. 더보기
달(月)아 달아! 일전에 ‘수승대 보름달빛 기행’이라며 위천 수면에 교교한 달빛과 송림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달빛에 젖으며 걸었었다. 동행을 하던 이들이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2014. 8. 10 (음력 7월 15일) “어! 오늘이 보름이구나. 오늘 밤에 보름달빛 기행을 합시다. 평소보다 30%.. 더보기
낭만적 허무주의자의 독백 새가 이웃이 되고 나무와 풀이 자라고 바람이 쉬었다 가는 이 뜰은 내 존재의 안식처요, 사유의 샘이다. 나는 이 뜰을 소요하면서 영혼을 토닥이는 노래를 듣고 꽃의 개화를 숨죽여 지켜보면서 시끄러운 소리와 복잡다단한 세상을 떠나 있다. 꽃 한송이를 바라본다. 꽃의 전생의 흔적을 .. 더보기
내 안의 로망스에 대한 고백 꽃 한송이에서 우주론적 생명을 예찬하고 과도한 유미주의唯美主義에 젖거나, 목공예를 하면서 결과물보다 과정에서 느끼는 정신적 희열에 치중하거나 자칭 ‘동빈거’라며 지난 겨울의 백일간의 천 킬로 걷기라거나 대보름 달을 따라가기 위해 일행을 벗어나 남도의 밤길을 홀로 걷거.. 더보기
임제 선사의 가르침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모일지라도 죽이고 친척 권속이라도 죽여라. 임제 의현의 一喝일갈이다. ‘사느냐, 죽느냐.’라는 삶과 죽음의 양자 택일의 기로에서 망설임 없이 내리는 최후의 결단이다. 죽이라고 한다. 모두를 죽이라고 한다. 살기 위.. 더보기
마르고 비우는 계절의 사색 2 9월의 볕에 담쟁이며 둥글레가 바짝 마르고 있다. 부황든 얼굴에 타는 목마름으로 미풍에 흔들린다. 며칠 째 말을 잊은 초목들은 젖은 제 가슴을 열어 말린다. 지난 날의 환희, 열정, 탐욕, 번뇌, 분노가 마르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나던 봄의 生氣생기가 샘솟던 계절에는 씨를 뿌리고 꿈을.. 더보기
황벽 선사의 一心 내 주변에는 늘 몇 권의 책이 뒹군다. 욕심 많은 아이 손에 들린 노리개처럼 나와 함께 밥을 먹고 나와 함께 배설을 하고 나와 함께 잠이 든다. 내가 머무는 곳마다,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 비상 대기조처럼 대기하고 있다. 그 중 몇 권의 책들은 마치 애첩과 같다. 그 때 그 때 기분이 가.. 더보기
[스크랩] 파도의 작가..관송 이정근 전/갤러리 미술세계~삶의 편린 바람결에 길을 물으며.. 2014.08.27(수)~09.02(화) 인사동 네거리 갤러리 미술세계 제 1전시장(5층)에서, '바람결에 길을 물으며'를 주제로, 관송(官松) 이정근(李正根) 화백의 기획전이 열린다. 첫날 17;00 개막식에 들렀다. 마침 4층에도 지인의 전시회가 열려 두 곳을 관람한다. 필자가 뽑아본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