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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요 부산항에 - 조용필, 정한의 가수 나는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를 좋아할 뿐 아니라 조용필이란 사람을 좋아하여 그의 테이프를 전축에서 자주 듣는 팬이다. 그는 음악의 무명시절부터 연주와 보컬리스트로, 록, 발라드, 디스코, 민요, 동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익힌 백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대한민국 최고의 가.. 더보기
대하무성 大河無聲(대하무성) 큰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내가 사는 월성계곡은 덕유산 남서 비탈의 너른 품에 내린 빗물이나 울창한 산림이 저장한 물이 수많은 골을 타고 내려서 이룬 실개천들이 모이고 모여서 이룬 渭川위천이라는 물줄기의 상류다. 경사지고 좁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줄기는 .. 더보기
부엽토 퇴비 시월의 따스한 볕에 전원 생활은 넉넉하고 여유로워진다. 뒷산이래봤자 집에서 수십 미터지만 산에 가서 부엽토를 채취한다. 밤나무 잎이며 댓잎이 켜켜이 떨어진 땅이 기름지고 향기롭다. 왜 진작 이런 생각들을 못했을까? 아둔하고 게으른 탓이리라. 이렇게 가까운 곳에 하늘이 내려준.. 더보기
사랑은 오래 참으며 기다리는 것 마음의 호수가 어찌 늘 잔잔하리오만 누가 던진 돌팔매인지 바람결인지 소용돌이가 치더니 퍼져가는 파문들 세상 일이나 사람 사이에서나 사랑한다는 일이 어찌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기만 하리오. 사랑은 참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오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거늘...... 공방에서 내 .. 더보기
들국화 한 움큼 들국화 한 움큼을 수반에 올린다. 들국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떠나고픈 충동이 솟구친다. 봄이 춘흥에 가슴 부푸는 여인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서글픈 사색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남정네의 계절이다. 조석으로 찬 바람이 일며 곧 서리가 내릴 것이다. 푸르던 날의 왕성한 추억을 간.. 더보기
축구공 小考 둥근 공 한 개가 22명 선수들의 시선을 독점하며 그들을 이리저리 드리볼하며 몸싸움의 중심에 있었다. 선수들의 조국은 오로지 공 한 개의 궤적에 초점을 맞추며 숨 죽이는 밤을 꼬박 지새우며 숱한 아쉬움과 환호성을 토했다. 어느 종교, 어느 이데올로기가 이보다 강하랴! 어떤 마약이 .. 더보기
화투판 小考 1월은 松鶴송학(소나무와 봉황)이요 2월은 梅鳥(매화와 꾀꼬리)다. 3월은 벚꽃과 상춘객이요, 4월은 등나무와 두견새다. 5월은 붓꽃이요 6월은 모란이다. 7월은 홍싸리와 멋돼지요 8월은 산과 보름달과 기러기 세 마리 9월은 국화와 목숨 ‘수’자가 새겨진 술잔이요, 10월은 단풍과 사슴이.. 더보기
알밤을 주우며...... 지난 여름에 밤꽃 비릿한 향을 풍기던 밤나무 숲, 벌어진 밤송이에서 떨어지는 알밤들 따가운 햇볕이 과육을 키우고 익게 하고 서늘한 달빛이 영양으로 맛들게 하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꽃을 피우고 잎을 무성하게 하였었구나. 툭! 툭! 인고의 시간들이 무한 베품으로 승화되는 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