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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의 강강수월래 (1) 월이야! 저 달을 바라보아라. 오늘은 비가 그친 뒤라 유난히도 달빛에 생기가 돋아나는구나. 마치 네 청순한 모습을 보는 듯한 초승달이로구나. 달도 사람처럼 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단다. 그리고 환생을 한단다. 우리 여인은 밤하늘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달이란다. 한낮에 뜨는 한낮의 .. 더보기
보름달과 반딧불이와 풀벌레의 향연 추석날 밤 인근의 농로를 걸으며 달빛에 젖는다. 내 마음의 호수에 일렁이는 감흥이 솟구쳐 오른다. 언뜻 정읍사 한 구절이 떠올라 읊어본다. 달하 노피금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흐 다롱디리) 물가의 玩月樓완월루 높은 누각에 올라 남보다 먼저 달을 맞.. 더보기
낭만의 시선에 포착된 꽃무릇(석산) 자연적 대상물에 대해 과학은 관찰, 실험 등을 바탕으로 하는 순종이요, 사실로부터 일탈하지 않는 것이요, 사물의 본질에 인도를 받는 것이라면 낭만주의 운동은 이와 정반대다. 낭만주의 전통에서는 직관, 자아의 상상력, 내적인 통찰과 같은 내면적 조건을 중시한다. 이것은 세계의 근.. 더보기
'나는 자연인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흥미로운 TV 프로가 생겨 높은 시청율로 안방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인들의 꾸밈없는 粗野조야한 삶의 모습, 솔직하고 淡泊담박한 인간성을 통해 삶의 진실을 찾고, 구원에 이르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약간 빗나간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 더보기
벌초 절기의 운행 질서는 참되다. 처서가 지나고 조석으로 불어오는 肅殺之氣 숙살지기에 그 성하던 풀이 기운을 잃고 아늑한 휴식에 들어간다. 기다렸다는 듯이 삼천리 골골샅샅에 몰리는 崇祖孝親숭조효친의 행열은 한민족의 대이동을 연출하는 장엄한 현대판 기적이다. 예초기 그 맹렬한 .. 더보기
달(月)아 달아! 일전에 ‘수승대 보름달빛 기행’이라며 위천 수면에 교교한 달빛과 송림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달빛에 젖으며 걸었었다. 동행을 하던 이들이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2014. 8. 10 (음력 7월 15일) “어! 오늘이 보름이구나. 오늘 밤에 보름달빛 기행을 합시다. 평소보다 30%.. 더보기
낭만적 허무주의자의 독백 새가 이웃이 되고 나무와 풀이 자라고 바람이 쉬었다 가는 이 뜰은 내 존재의 안식처요, 사유의 샘이다. 나는 이 뜰을 소요하면서 영혼을 토닥이는 노래를 듣고 꽃의 개화를 숨죽여 지켜보면서 시끄러운 소리와 복잡다단한 세상을 떠나 있다. 꽃 한송이를 바라본다. 꽃의 전생의 흔적을 .. 더보기
내 안의 로망스에 대한 고백 꽃 한송이에서 우주론적 생명을 예찬하고 과도한 유미주의唯美主義에 젖거나, 목공예를 하면서 결과물보다 과정에서 느끼는 정신적 희열에 치중하거나 자칭 ‘동빈거’라며 지난 겨울의 백일간의 천 킬로 걷기라거나 대보름 달을 따라가기 위해 일행을 벗어나 남도의 밤길을 홀로 걷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