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밭에서 흙속에 묻힌 돌에 괭이가 부딪히니 날카로운 쇳소리에 튕기는 진동이라 아이야. 단단한 가슴으로 생명을 품겠느냐. 더보기
訥辯(눌변)의 미학 젊은 시절에는 화려하고 유창한 말의 유희를 즐겼다. 말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따발총처럼 쏘아대거나 상대의 논리의 허점을 찾아내기 바빴고, 인기에 영합하는 화려한 용어라던가 때로는 외국어,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인텔리를 모방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말에는 仁이 없었다. .. 더보기
삽질하세 삽질하세 밭 가장자리 돌 어더랑(언덕)에서 활개를 치며 뻗어나온 가시덤불이 가지마다 수많은 잔 가시로 무장하고 있다. 제 영역을 지키려는 정당 방위의 수단이라 미워할 수도 없지만 기세가 너무 등등하다. 작년 한 해를 묵혀두었는데 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땅 밑으로 첨병들을 보내 밭을 잠.. 더보기
블로그 친구 벽공 선생 공지문 안녕하십니까? 벽공 박병옥입니다. 5월 '청곡과 서한당 유거' 방문건에 대하여 친구들과 이렇게 상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봄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아파트 화단에 하얀목련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주변에는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우리 행우회도 봄이면 함께 모여 봄나.. 더보기
밭을 일구며 밭에서 흙을 가득 뒤집어 쓴 돌덩이며 그보다 작은 돌멩이들을 캐낸다. 흙 무더기 속에 파묻힌 돌들은 제 본성이 완화된다. 강하고 단단하고 차가운 속성이 흙에 의해 중화되며 얼굴이 푸석 푸석하다. 오랜 세월 눌리며 제 속내를 삭혀 왔으리라. 강한 곡괭이에 부딪혀 부서지며 온유해지.. 더보기
홍매의 개화 홍매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뜰에는 아직 움도 틔우지 못한 꽃나무들도 있는데....... 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 겨울을 견딘 빈 가지를 생각한다.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견디고 이겨야 꽃을 피운다는 삶의 가치와 진리를 꽃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선의 선비들이 봄이 채오기도 전 雪寒에.. 더보기
땅에서 파내는 명상(음양오행) 춘분이다. 아침에는 점프를 입은 채 일을 시작했지만 두어 시간 지나자 겉옷을 벗고 삽질을 한다. 순환하는 절기를 몸으로 가장 체감하는 것은 농사를 짓는 일이리라. 땅을 파는 단순한 노동은 나를 명상으로 안내한다. 몸은 힘이 들어도 머리는 맑아지고 마음은 순수해진다. 우주 만물의.. 더보기
현호색 현호색 바라만 보아도 까르르 웃고 화난 표정에도 바르르 떨고 손닿기만 해도 스르르 까물어치는 그러나 모른 척 외면하면 죽어버릴 것 같은 아가씨 표정 바람에도 날리는 가녀린 허리 대화가 무르익는 입의 표정 까탈스런 성미는 잎자루에 흐르고 진한 루즈에 농염한 여인의 자태 발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