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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을 향한 신비 - 박주가리의 비행 박주가리가 드디어 번식을 시작한다. 금년 봄에 느티나무를 타고 올라가도록 길을 터 주었더니 한 줄기에서 돋아난 열 개가 넘는 씨앗주머니가 일부는 열리고 일부는 곧 비행을 준비한다. 그랬었구나. 어젯 밤에 불던 바람에 경건함이 풍기더니. 때를 감지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대원.. 더보기
마르고 비우고 버리는 계절의 사색 1 뜰에는 낙엽들의 마지막 의례로 부산하다. 마르거나 텅 비며 초췌(憔悴)한 낙엽들이 차츰 쇠잔해지는 태양의 온기를 가늠하며 모체에 매달려 움켜쥐던 손아귀는 집착이라며 기꺼이 서로의 손목을 놓는다. 인연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누리는 자유인가? 온갖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 누리.. 더보기
매화 서화첩 감상 매화는 선사 시대부터 꽃을 피웠다고 하니오랜 역사를 통해 매화의 향기는 우리 몸 속에 깊이 배어있다. 매화는 겨울의 언 땅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다. 역사와 사회의 모진 한파에 시달려온 동북 아시아인의 가슴 속에서도 매화꽃은 향기롭게 피었다. 그것은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종교.. 더보기
관솔 향에 취하며 관솔을 산채하거나 가공하는 작업을 하다보면 섬광처럼 많은 스쳐가는 단상들이 있다. 나무를 다루면서 나를 돌아보고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목공예나 서각을 하며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무념무상을 체험하기도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선적인 체험이랄까? 산에서 고송의 그루터.. 더보기
고제의 서예가 방문 우림, 자한과 함께 유유자적한 나들이 겸해서 고제에 한 서예가의 집을 방문한다. 자한선생의 지인인 素軒선생께서는 서울 북촌 마을에 거주하시다가 고향인 고제로 귀향해서 한옥 한채를 짓고 부수적인 조경을 하며 작품을 하신다고 한다. 넓은 부지에 한옥 한 채만 완성을 하고 아직도.. 더보기
단풍길 드라이브 단풍으로 물드는 월성 계곡의 도로변을 따라간다. 자동차 속도를 최대한 줄이며 이팝,수양벗,단풍나무가 심어진 가로수며 물 건너 산에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만추의 서정에 잠긴다. 삿갓봉과 불영봉 남서 사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경사가 심한 산의 협곡을 세차게 흐르다가 황점 마을.. 더보기
맹호 부조 四神圖는 동쪽에 청룡, 서쪽에 백호, 남쪽에 주작, 북쪽에 현무를 그린 그림이다. 사신도는 중국의 음양오행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방위를 가리키거나 斥邪와 영역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풍수지리사상에서 나온 전통이다. 여유가 생겨서 흙집을 짓게 되면 사신도 부조를 사방의 .. 더보기
菊花 - 영혼을 적시는 향기 아침 햇살이 고르게 퍼지는 꽃밭에 머무른다. 이제 얼마남지 않는 온기에 마르고 고요해지고 비며(空) 하나 둘 적멸의 길로 들어선다. 샛노랗던 국화 잎사귀들이 차츰 볕에 거을린 채 국화가 새벽 이슬에 젖은 머리칼이며 잎사귀를 말리느라 이리저리 뒤적이며 이리저리 부는 갈바람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