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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하기 귀면에 옻칠을 하고 작품을 완성한다. 내가 즐겨 작업하는 대상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용, 도깨비, 봉황, 해태, 장승 같은....... 요즘 조각 기술이 발달하여 CNC로 작업하면 쉽다. 조각도 몇개와 망치, 사포, 염료로 작업을 했으니..... 더보기
불영사 佛映寺(불영사) 세상살이를 놓으려고 이 모퉁이 돌고 돌 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俗緣(속연)의 굴레를 뿌리치고 또 뿌리치고........ 계곡은 속살을 드러낸 채 구비 구비 늘어서서 俗塵(속진) 같은 바닥의 모난 자갈들을 깎고 씻기고..... 그래서 비구니들의 미소는 투명하고 자유롭다 강은 .. 더보기
함박꽃과 우연한 만남 함박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다소곳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도 덩달아 설레임을 어찌하랴. 지난 봄 우림과 함께 월성 내계에 함박꽃 나무 한 그루를 산채하러 갔었다. 봄에는 아직 잎이 없어서 줄기를 보고 조심스레 옮겨 심었는데.... 예쁜 여인을 보쌈하듯 .. 더보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차라리 당신을 친구로 만났더라면 좋았겠습니다. 때로는 허름한 대폿집에서, 때로는 한여름 콩밭을 매며 당신의 체취를 느끼며 꾸밈없고, 절제되지 않은 자식 사랑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아버지! 차라리 당신께서 한량들처럼 살았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여자도 사.. 더보기
낙엽 낙 엽 창공을 遊泳(유영)하기 위해 잎은 육신을 비우고 대지에 새 생명으로 귀의하기 위해 잎은 인연의 끈을 놓고 한 점 바람에 포르르 파문 일듯 나비 한 마리 자유롭다. 졸참나무 여윈 잎 하나 방금 열반에 들었다. 더보기
모닥불 모닥불 피워 놓고 세상 이야기 토닥토닥 피어 오르면 얼굴은 발그레 타오르고 연기는 목을 뽑아 하늘 솥바닥 그을린다. 모닥불 사그러지면 목을 젖히지 않아도 금방 다가오는 별들의 속삭임 눈꺼풀에 졸음이 밀려들면 별 가루가 스르르 잿더미를 덮고 잠든다. 더보기
고요함의 지혜 바람이여! 뎅그렁 뎅그렁 風磬(풍경)의 발자국 소리 멈추고 쉬어 가기를 잔가지에 매달린 여린 잎들의 숨소리 잔잔해지도록 이 뜰에 충만한 평화가 방해받지 않도록 나무는 고요해지기 위해 발없는 나무가 되어 땅으로 뿌리 내리며 하늘로 손을 내밀어 晝夜長川(주야장천) 기도를 하고 .. 더보기
소유하지 않는 사랑 장마가 시작된다. 후두둑 후두둑 내리는 빗방울에 하늘과 땅이 젖고 내가 젖을 것이다. 비를 기다리는 초목들이 목을 추기며 잎새는 윤기 넘치는 푸르럼으로 성장할 것이다. 장마철에 내 안으로 침잠沈潛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며 더욱 맑아지고 그윽해지고 싶다. 곤줄박이 한 쌍이 求..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