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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

60년 전의 친척 사진 한 장 오래 전의 친척 사진 한 컷이다 큰외숙부님 내외분과 둘째 이모님 내외분의 모습이 담겨있다 내 외종 형제(진필 진태)와 이종아우가 꼬마일 적 사진이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그리움과 오래된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생생한 증거 자료다 이 분은 누구고 저 분은 누구라며 오랜 추억이 꿈틀꿈틀 살아서 나온다 더보기
엄마 엄마 오래 전의 일이지만 생생한 기억 하나를 소환합니다 그러니까 5월의 마지막 날 밤이었지요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존경의 기도를 하는 성모의 밤 행사였지요 근엄하고 인자한 노신부님께서 성모님에 대한 강론을 하려고 마이크를 잡았는데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별안간 "엄마"라고 우뢰 같은 소리로 외쳤어요 마치 아이가 오랫동안 그리워던 엄마의 품에 안기며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지르는 탄성 같기도 했지요 신부님의 체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지요 강론의 전부였지요 그 엄마가 성모님이냐 친어머니이냐를 가릴 필요는 없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신부님의 기도였지요 저는 가끔 "엄마"라며 아이처럼, 실성한것처럼 살아계실 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엄마라는 호칭으로 죽은 어머니를 불러본답니다 OO아우님.. 더보기
합수에서 거창읍 합수 다리 아래에서 물길을 바라본다 월성에서 걸어온 물과 고제, 주상에서 걸어온 물이 만나는 지점이다 물이 이미 난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니라 물이 걸은 곳이 길이 된다 먼저 걸어간 이들의 발자국들이무수히 눌려 패이고 돋은 길은 평탄하지 않다 언제부터 어느 발원지인지 결코 묻지 않는다 그리고 어디로 가려는지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여기에서 흐를 뿐이다 두 물길이 합쳐지는 곳이 그저 고요할 뿐이다 주류가 되려고 어깨를 으쓱거리지도 몸집을 부풀리지도 않는다 서로 손을 잡고 한 발걸음으로 일체가 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