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 담화

동행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 함정처럼 툭 튀어나와 한 사람의 발걸음을 막는다 징조가 어찌 없었으리오만 설마설마하며 괘념치 않은 것이 돌이킬 수없는 화를 불러온 것이다 매우 불길한 진단을 받아들일 시간적 여유도 없이 가혹한 운명에 맨 몸으로 끌려간다 며칠 사이에 눈가에 그늘이 깊어지고 어둡고 쓸쓸한 그림자가 일거수일투족마다 배어나온다 일상이 이리도 쉽게 허물어지는 것인지 몰랐다 그 길의 끝이 어디일지 언제일지 몰라 엄습해 오는 불안과 공포는 혼자서 지새울 긴 밤들을 늘릴 것이다 그의 축 늘어진 어깨를 받치며 잠시 동행이 되어본다 걸림돌들이 매복하고 있는 사나운 길을 함께 걷는다 내 발걸음도 뒤뚱거리지만 길은 여전히 사납고 돌맹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더보기
총무원장 스님의 입적 난데없는 소식 하나가 충격을 준다 조계 종단을 이끌어왔던 스님 한 분이 화재로 입적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인연을 달리 한다는 본인의 표현을 속인들은 한 마디로 자살이라고 한다 불교의 핵심이 되는 사상이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자비인데 우리 불교 종단에서 핵심적 지위에 올라 종단을 개혁하며 종단을 이끌던 지도자가 이승의 마지막에 선택한 방법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사를 해서 내용이 밝혀진다고 해도 타살이 아닌 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차츰 흑막의 베일이 벗겨지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겪어야 할 종단의 위상 추락과 신도들의 심적 고통이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존경하는 분 중에는 스님이 여럿이고 절집 처마 아래에서 홀로 머물기도 좋아하고 불교 문화를 애호하는 .. 더보기
루치아가 교구장님의 축복장을 받으며 루치아가 교구장님으로부터 큰 상 을 받는다 뚝심 좋은 소가 뚜벅뚜벅 걸으며 주인의 밭을 갈듯이 성서를 필사하며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신구약 성서 네 번을 필사하고 다섯 번째 쓰며 기도하고 있다 더보기
친구들을 초대하며 모처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한다 손님을 맞이 한다고 뒷뜰 솥에 토종닭을 세 마리 넣고 여러 약재 나무와 함께 푹 삶아서 대접을 한다 그래도 안 사람의 상차림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마침 첫눈이 내리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진다 술잔이 오가고 좌중이 흥겨워진다 친구들은 지난 온갖 추억들을 소환하며 지난 세월을 그리워한다 내가 툭 한 마디 던지며 농반 진담반으로 제안을 한다 "어이! 몇 년 전 이야기여?" "지난 일을 추억만 하지 말고 직접 하면 좋겠네" 과거를 추억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에 재현해 보자는 뜻인데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나이를 이기고 직접 행동하는 용기와 호기심을 강조하는 뜻이다 술이 몇 순배 더 돌면 잡담들이 활개를 치며 소란해진다 잡담은 화제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부유한다 사족.. 더보기
자동차의 하차감 여행을 하다가 주워들은 이야기 한 토막이다 자가용은 하차감이 좋아야 최고란다 승차감이란 말은 들어보았지만 하차감은 처음이라 무슨 말인지 궁금했는데........ 좋은 차를 타고 내릴 때 남들의 부러워 하는 시선을 받는 뿌듯함이란다 궁금증이 해결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런데 한참을 지나니 그 말이 단순한 개그 이상의 어떤 사회적 현상과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자가용에 우선적 소비를 한다 소득 수준에 비해 과한 소비를 서슴치 않는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경제적 신분 상승 욕망을 대리 충족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장 보드리아르의 가 언뜻 떠오른다 자동차라는 도구가 지닌 사용가치가 아니라 고급 외제 자동차를 소유함으로써 남들에게 과시하며 누리는 만족감은 기호 가치.. 더보기
빈대 이야기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흡혈충으로 이, 벼룩, 빈대, 모기류가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빈대들이 난리를 일으키고 있다 놈들이 빼앗긴 영토를 수복했다며 승리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서울을 공략해서 차츰 나라 전체를 잠식해 들어가야한다며 빈대 사령부에서 작전을 개시한 것일까? 사람들도 난리가 났다 흡혈충들이 과학, 보건 문명의 사각지대에 잠입하였다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루며 마치 외계인이 전쟁을 도발한 것처럼 여기며 박멸작전을 펴고 있다 채 1cm도 안되는 벌레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을 위협한 이 소요가 인간의 승리임은 명약관화하다 다만 얼마나 빠르게 진압을 하여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 하느냐가 관심사일 뿐이다 그러나 세계는 뭇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 인간만이 독점할 수는 없다 지구상에 출현하여.. 더보기
젊은이에게 배우며 해상도가 높은 화질을 가능케 해주는 사진 촬영기술이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졌다 깨알 같이 작은 글씨나 선명하지 못한 이미지들을 쉽게 확대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 같은 블로거들은 그런 혜택을 더욱 많이 누리는 편이다 그런데 티스토리로 바뀌면서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확대되는 기능을 몰랐는데 오늘 배운다 헬스장에서 함께 운동을 하는 젊은 부부가 가르쳐 준다 화면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손아래 면으로 쓸어주니 작은 아이콘이 나타나고 그것을 누른 후에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화면을 늘리니 확대가 된다 이렇게 간단히 되는 것을 몰랐다니........ 알고 보면 이리도 쉬운 것을....... 젊은층들은 이런 기기들을 다루는데 익숙하지만 연로한 분들은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다 그래도.. 더보기
석별, 고별의 가수 홍민 가수 홍민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부른 석별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떠나는 이 마음도 보내는 그 마음도.....) 고별이란 노래도 떠오른다 (눈물을 닦아요. 그리고 날봐요.......) 그는 이별을 노래한 가수지만 슬픈 노래라기보다 감미롭고 우아한 노래인 것 같다 이별을 하는 연인에게 공감하며 추억으로 승화 시키는 노래다 이별은 아프지만 슬픔을 딛고 삭여낸 고운 목소리의 70년대 포크송이다 그 시대의 아련한 추억 하나가 선율 사이에서 스쳐온다 대학 시절 하숙집에 함께 있던 영어과 추교주라는 친구와 같은 과 룸메이트인 동곡 장규태라는 친구다 영어과 친구는 목소리가 홍민의 모창 가수라고 해도 좋을만큼이었고 같은 과 동곡은 기타 반주를 하며 노래를 불러 나도 흥얼거리며 분위기를 즐겼었다 이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