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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앵글 선반 조립 외종의 창고 선반을 만드는 일을 돕는다 셋이서 힘을 모아 티격태격하며 두 개의 선반을 조립하고 가재 도구 정리를 도와준다 앵글이라는 철제 재료를 이용한다 앵글이 누구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인지, 특허로 인정을 받았었는지 모르지만 상품가치가 탁월하다 무거운 철제를 얇고 가볍게 프레임을 표준화하고 조립만으로 완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소비자가 큰 어려움 없이 완제품 생산에 직접 참여하여 성취감을 누릴 수 있게 한 점이 인간적이다 선반은 물건이 놓일 수 있는 평면을 만드는 것이고 여러 개의 선반은 평면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공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토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성이 생긴다 도시의 아파트, 책꽂이, 장롱, 선반이 모두 욕망을.. 더보기
60년 전의 친척 사진 한 장 오래 전의 친척 사진 한 컷이다 큰외숙부님 내외분과 둘째 이모님 내외분의 모습이 담겨있다 내 외종 형제(진필 진태)와 이종아우가 꼬마일 적 사진이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그리움과 오래된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생생한 증거 자료다 이 분은 누구고 저 분은 누구라며 오랜 추억이 꿈틀꿈틀 살아서 나온다 더보기
엄마 엄마 오래 전의 일이지만 생생한 기억 하나를 소환합니다 그러니까 5월의 마지막 날 밤이었지요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존경의 기도를 하는 성모의 밤 행사였지요 근엄하고 인자한 노신부님께서 성모님에 대한 강론을 하려고 마이크를 잡았는데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별안간 "엄마"라고 우뢰 같은 소리로 외쳤어요 마치 아이가 오랫동안 그리워던 엄마의 품에 안기며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지르는 탄성 같기도 했지요 신부님의 체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지요 강론의 전부였지요 그 엄마가 성모님이냐 친어머니이냐를 가릴 필요는 없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신부님의 기도였지요 저는 가끔 "엄마"라며 아이처럼, 실성한것처럼 살아계실 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엄마라는 호칭으로 죽은 어머니를 불러본답니다 OO아우님.. 더보기
울산에서 오신 손님들 고향 선배인 성봉 인형이 지인 세 분과 함께 2박 3일 간의거창 여행을 한다 나에 대한 호감으로 나는 가이드를 겸한 동행이 된다 이 분들은 모두 KCC 근무 경력과 경북대 공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윤교수님은 울산대 교수님으로 재직 하실 때 이 기업에 자문역을 하신 것이다 금원산 휴양관에서 2박을 하며 우리 고장의 풍광 좋은 곳을 두루 안내해 드린다 수목원, 월성계곡 산책로, 한결고운갤러리, 동계고택, 황산고가마을, 문바위와 가섭암지우림자택을 안내해 드리고 우리 집에서 가든파티를 한다 처음으로 뵈어도 쉽게 친숙해져서 유쾌하고 즐겁게 보낸 시간들이다 더보기
금송 아래에서 모교인 북상초등학교 교정에 금송이 한 그루 있다 한 갑자를 건너서도 독야청청한 금송을 볼 때마다 감개 무량하다 아마 이만한 풍채를 가진 금송을 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들과 산행을 한 후에 갈계숲을 산보하고 학교로 가서 금송 아래에서 잠시 휴식하며 추억에 젖는다 더보기
초등 동기회 초등학교 동기회를 가진다 2년동안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던 모임이라 반가움이 크다 송계사 인근의 산장에서 1박 2일로 했는데 모두 27명이 참석했다 동기회에 회장으로 5년, 총무로 봉사한지 6년이 지났는데 또 총무를 맡았다 더보기
외종 누님의 방문 오신다는 연락도 없이 김해 외종 누님이 방문을 하신다 함께 오신 분들은 누님의 시누이 부부다 누님은 서른을 조금 넘겼을 나이에 홀로 되어 궁색한 살림에도 삼남매를 키우고 잘 살게 독립을 시킨 억척 여성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처지에서도 시댁 맏며느리로서 시부모를 봉양하며 남들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사신 분이다 그러니 시누이 부부가 모시고 다니며 여행을 함께 하신다니 자랑스럽다 그러나 70대 중반인데 무릎이 성하지 못해 보행을 힘들어 하니 여행의 호강도 일상생활도 쉽지가 않다 누님이 처한 험난한 인생을 공감할만한 나이가 되니 누님이 마치 보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고통스런 삶과 가족 부양의 십자가를 지고도 불평은 커녕 말없이 감내하며 현실을 조금씩 개선하며 희망을 일구는 모습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 더보기
옛 동료들을 기다리며 사람들을 기다린다 기다림은 꾸밈없는 선한 마음이고 진실함이다 기다림은 현실 조건의 불충족이나 대인적 이별이 전제되어야 솟아나는 상대적인 감정이다 회자정리란 인간관계의 철칙은 만나고 헤어짐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숙명이고 원칙임을 알려준다 뜰에 핀 봄날의 화사한 꽃들이 지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들이 헤어지는 일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리라 학교라는 직장을 완주하지 않았다 생계를 위해 교육자의 이상이 좌절되는 참담함이 싫어 생애의 진로를 바꾸었었다 살던 도시를 떠나고 모임들을 정리하고 귀향하면서 몇몇 학교 동료들은 떠날 수 없어 끈끈히 관계를 유지한다 기다리는 마음이 문 입구 화단에 대나무 아치로 세워진다 비비추도 여러 포기로 나누어지고 으아리 새 덩굴도 지주에 묶인다 봄의 뜰에서 1박2일로 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