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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철쭉의 개화 - 사랑의 찬가 철쭉 한 가지에 연인처럼 꽃송이 둘이 피어난다. 춘향가 중에서 사랑의 찬가를 연상하며 독백을 읊조린다. 둥둥둥 내 사랑아 어화둥둥 내 사랑아 방긋 웃어라 환한 미소에 설레는 마음 너와 내가 다정한 연분으로 맺어지니 싱그런 봄볕이 축복처럼 쏟아지는구나.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 더보기
엉겅퀴 - 무장한 에고이스트 무덤가나 야트막한 야산 척박한 땅에 피어나는 엉겅퀴 자주색 꽃술을 달아 명색이 꽃이라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그 자태가 탐탁치 않다. 마을에서 누구 하나 따뜻한 시선으로 대하는 이 없는 소외 당하는 건달 같은 꽃이다. 잎 가장자리에 날선 톱날을 달고 온 몸을 창으로 무장.. 더보기
춘흥에 겨워 나물을 뜯느라 손가락은 나물의 진물로 물들여 지고 나물을 데치니 씁쓸한 나물향이 온 집안에 그득하다. 욕심 없는 마음으로 누리는 춘흥으로 이만한 것이 어디 있으랴. 더보기
곡우 - 첩 생각이 난다는 가랑비를 맞으며 봄비가 내린다. 어제는 비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안개비에도 눈썹이 촉촉하였다. 그런 비를 비(霏, 비우 변에 아닐 비)라고 한다니 한자에 담긴 깊은 뜻에 탄복한다. 오늘은 세우(細雨)가 내린다. 하하 이런 가랑비는 삽(霎)이라고 해야겠다. 비우 변에 첩 첩자로구나. 비가.. 더보기
우산나물 자치구 봄의 화단은 임신부(姙娠婦)가 출산하는 중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땅을 살피며 살금살금 발을 떼어놓는다. 하얀 부드러운 솜털을 둘러쓴 우산나물 새 순이 머리를 치밀고 올라오는 중이다. 이 희열감은 우산나물의 일생 가운데서도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다. 매년 반복되는 당연한 자연의.. 더보기
조팝나무 하얀 꽃 조팝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면 봄의 기운이 서서히 무르익어 간다. 한 포기에서 여러 가지들이 솟아나서 소박하지만 소담스럽게 꽃을 피우는 조팝나무다, 쌀처럼 백설기처럼 작고 하얀 꽃은 앙증스럽다. 어려서는 싸리나무로 잘못 알았지만 그 아련한 추억만은 진실한 것이다. 대갓집 뜰.. 더보기
금낭화와의 밀애 금낭화는 숱한 비단 주머니들을 마치 등불처럼 켜들고 한 시절을 뜨겁게 풍미하는 여인이다. 역시 양귀비의 피를 이어받은 꽃이라 현란하고 요염하다. 그러나 까탈스럽지 않아 어다서도 쉽게 정착하여 갑남을녀들을 유혹한다. 금낭화는 흥부네 식구들처럼 다산(多産) 가정이다. 주체할 .. 더보기
바위야 놀자(2) - 지렛대질 어제 오전에는 내 딴에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 과연 쓸모가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를 일이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쓸데없는 짓이기도 하고 일을 잘 해야겠다는 목표 의식도 없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이 딱 맞는 말이다. 지렛대 하나만을 사용해서 개인의 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