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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서각을 하다가 별로 쓸데없는 일을 하는 중이다 비닐하우스에 모은 온기와 밝은 빛으로 조각칼을 망치로 두드리며........ 가죽나무 판대기 한 개에 글을 몇 자 새겨서 후배의 처마 아래 걸어주려고 하는 일이야 나름대로 쓸모있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글자가 시작되는 귀퉁이에다 야두라는 글자를 새겨 넣기로 한 것은 쓰잘데 없는 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족달기에 불과한하찮은 과정임에도 마치 유인처럼 양각을 하기로 한 순간의 욕구는 호작질을 하는 아이의 순진한 마음과 같아서 입가에 미소가 배어난다 들머리를 한자로 야두라 한 것인데 장난기가 발동하여 후배의 아호 또는 별명으로 붙일까 하는 것이다 순전히 재미있는 착상일 뿐 심오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싫으면 그만인 것이고 좋아하면 그런대로 좋은 일이 아.. 더보기
송계산장의 추억 송계산장은 덕유산 초입의 송계탐방지원센터와 도보 1분 거리에 있다 식당과 숙박을 겸하는 산장인데 주인이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송계 계곡은 오염원이라고는 없는 계곡인데다 아름드리 고송과 전나무가 우거진 송계사 입구의 한적한 길을 지나 횡경재로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 산장에는 동창회를 많이 하는 곳이라 벽에 여러 학교 동창회 사진들이 부착되어 있다 야외 테이블, 물놀이 시설, 노래방 등이 있어 손님들이 추억을 쌓기 좋은 산장이다 후배의 산장에 걸어줄 서각 작품 하나를 만들고 있다(70×32×5 느티나무)아직 미완성이다 더보기
칠공주의 전설을 새기며 [칠공주의 전설]을 서각하여 종고모님 댁에 선물한다 딸만 일곱을 둔 고모부 내외분은 아들 하나를 낳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꿈을 이루기 위해 지극한 정성을 다하다 보니 삼신 할미께서 큰 복을 내려 복덩어리 칠공주를 점지하였다는 덕담을 담았다 칠공주는 내 내재종 동생들이다 하나 같이 인물도 좋고 서로 우애가 도타운 자매들이라 제 엄마를 잘 모시고 있다 포항에서 살 때 왕래를 하지 못해 소원했던 시절이 후회가 된다 칠공주만의 가족 구성 자체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사례인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칠공주들이 똘똘 뭉쳐서 작은 일에도 서로 돕고 화목하게 지내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된다면 진정한 전설인 것이다 더보기
먹감무늬 먹이 배어드는 중인 감나무 한 조각에 글을 새겨본다 오늘은 글의 내용이 아니라 감나무라는 소재로 한담을 하고 싶다 먹물이 잘 배고 가장자리가 삭아 윗쪽에 간신히 붙어있던 판자 한 조각이 작업 중에 떨어져 아쉽다 그 조각을 나중에 붙여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동감을 표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나는 완성이니 완결, 완료보다는 거기에 도달하기 이전의 과정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미 종결된 것에는 어떤 추수적인 것이 개입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완 상태로 남겨.두기를 좋아한다 그런 습성으로 십년 전에 쓴 글을 고치기도 하고 오래 전에 만든 목공 작품을 보수 차원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바꾸기도 한다 단호하고 단도직입적인 판단과 결정이 힘드는데 그건 무모함이라고 여겨진다 그건 그렇고..... 글을 새긴 감나.. 더보기
관솔 주병에 관솔향 품으려 솔바람 잡아듀고 세월의 소용돌이 온몸으로 견디었네 울진의 지인 목공방에서 관솔 한 점으로 주병을 만들어 주었는데 옥내에서 보관하다가 글 한 편을 새겨 넣어 옥외로 내놓았다 일부 글씨가 사라졌지만........ 관솔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들오보라고 권한다 대부분 생각보다 엄청나게 무겁다고 한다 나무는 원레 물과 상극이라 썩기 쉽지만 관솔은 천연 방부제를 많아 함유하고 있어 비를 맞아도 잘 상하지 않는다 더보기
나무 새 바위에 앉은 나무 새를 연출해 본다 산에 가면 관솔이 있는가를 살피고 다닌다 자연이 만든 형상을 조금만 손질하면 멋스러운 작품이 된다 더보기
친구의 당호를 새김 초등 동기인 친구의 집에 걸 현판을 완성한다 팔기당인데 칠전팔기에서 인용한 당호다 친구는 안타깝게도 한 쪽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이다 가난하고 몸이 성치 못한데도 성공을 위해 쏟은 노력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다 친구는 음식 가공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그 친구가 한옥을 신축한다고 하여 내가 당호를 만들어 선물을 한다 이 현판에 친구의 인생이 함축되어 있다 (호두나무 75cm×35×6.5) 더보기
먹감나무 무늬(3) 저 무늬 새기려 한 생애 바치고 제 속을 열어주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