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곡의 글방
종(鍾) 소리
청곡2
2016. 4. 5. 07:00
구세군의 종은 새 세상을 여는 시작의 소리
제야의 종은 해가 징검다리 건너는 소리
여급사가 치는 학교의 종은 마침의 소리
이렇듯 종소리는 시간을 흐르는 강이다
황소 목에 걸린 달랑대는 방울이거나
영성체를 알리는 제대의 거룩한 종이거나
고찰 종각의 비천상 양각된 범종이거나
제각기 다른 표정을 가지고 말을 한다
공판장 경매인의 방울 소리는 치열한 삶의 아우성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風磬)은 음유 시인의 노래
길게 공명하는 범종은 부처님 자비가 누리에 퍼지는 빛깔
산타클로스의 징글벨은 구원과 축제의 오포(午砲)
종소리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종소리는 온 몸으로 말하는 것이다
내가 바로 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