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곡의 글방

별 하나에 다가가는 밤

청곡2 2016. 8. 17. 07:00

 

어제 밤에는 한 사람이 오래 들길을 걸었다.

희뿌연 달빛으로 조명한 외진 농로

양쪽 풀섶에는 풀벌레들이 합창하는 길

반딧불이 한 마리가 초롱을 켜고 인도하는 길

 

 

 

(고흐의 Starring Night)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 하나에 다가간다.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 작은 별 하나

여리고 창백한 빛 한 줄기가 깜빡이며 날린다.

 

 

 

 

 

그 별에서 보면 나도 한 개의 작은 별이겠지.

은하수에 흐르는 두 별 사이의 거리는 몇 광년일까.

광대무변한 우주의 창공에서 두 별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하는 설레임과 동경으로 요동치던

에로스로 충만한 밤

 

 

 

 

 

 

 

소통한다는 것은 징검다리를 놓는 일이지.

숱한 말,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비비고 섞고

쌍방이 탐색하고 다투고 사랑하며 하나가 되는 것이지,

 

 

원래 별 사이엔 사다리도, 길도 없는

불연속의 점을 연결하는 분명한 선 하나 긋는 일이지.

징검다리 한 개를 늘려가는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