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곡의 글방

별들의 에로스

청곡2 2016. 8. 18. 07:00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날이 잦아지고

허리를 젖혀 하늘을 올려다보면

은하계를 흐르는 별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어느 별에도 가본 적이 없노라고

별들은 서로가 완전한 타인이라며, 완전한 독립체라며 

원래는 서로가 오가지 못하게 떨어트려 놓은 것이라고

우주가 무한히 팽창하는 것도 그런 연유라고

 

 

 

 

 

 

별들도 태어나고 죽는다고 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지.

이슥한 밤에 별들이 커텐을 치고 귀신도 모르게 연애를 하는데

별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깜빡거리며 속삭이다가

은하수를 타고 흐르다 사다리를 걸치고 합궁을 하는 것이란다.

새벽 하늘에 돋는 아기별은 서쪽 하늘에 지는 늙은별의 소생이라지.

 

 

 

 

 

 

사랑의 신 에로스가 꾸민 은밀한 계획이라지. 아마

낯선 것에 대해 무한한 호기심

동경의 바람을 불어넣기만 해도

몇억 광년의 거리를 좁히려 정념의 화살을 쏜다지.

 

 

 

 

별똥별 하나가 긴 꼬리를 그으며 서쪽 하늘로 진다.

아아 ! 이 황홀한 밤에

온 천지가 애욕(愛慾)의 신음을 내지른다

 

내일은 또 새 별 하나가 어디에서 뜨려나.

 

위의 그림들은 Vincent Van Gogh의

Starring Night를 재현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