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고양이 일족과의 인연

청곡2 2016. 9. 7. 07:00

 

 

 

아침 햇살이 눈부신 중에 고양이가 젖을 먹이는 장면을 바라본다.

어미는 야생인데 나에게 먹이를 제공 받으니 완전 야생은 아닌 셈이다.

처음에는 극도의 경계로 나를 대했지만 먹이 앞에서 순치되어

가까이 가도 경계를 풀지만 만지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어미는 칠복이의 짝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칠복이와 데크 위에서 함께

공생관계를 유지했고 더욱 확실한 것은 검은 털과 흰 털을 가진 새끼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정착한지 10년 차로 접어들다 보니 많은 고양이들이 집 주변에 있어서

고양이들의 역사도 부침을 거듭함을 알 수 있다.

여러 마리가 내 보호를 받다가 죽거나 행불이 되고

또 지금도 보호를 받고 있는 녀석들도 있다.

 

이곳은 순전히 내 소유가 아니다.

고양이들의 영역이기도 한 것이다.

먹이를 제공받은 고양이는 야생보다 1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하니

내 손길로 고양이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것은 큰 삶의 보람이고 기쁨이 아닌가!

 

낳은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 데크 위로 놀러와서

먹이를 조금씩 먹기도 하면서 내가 문을 열면 소스라치게 도망을 친다.

조금 전에 어미가 새끼들을 불러 모으자 담장 주변에 은닉하던 새끼 네 마리가

쪼르르 달려오고 어미는 드러누워 두 다리를 벌리고 새끼들에게 젖을 먹인다.

거실에서 찍었는데 젖을 빠느라 정신이 없어 찍히는 줄도 모른다.

 

아름답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