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즐거움

도시 토박이 친구와 함께

청곡2 2016. 10. 22. 12:31

 

친구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도시 토박이라고 하셨지요?

저와는 거의 반대되는 환경에서 살았군요. 저는 늘 촌놈이라고 하며 묘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지요.

제가 생각하기로 친구는 여기서 며칠만 보내면 권태로움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아요.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다른 탓이겠지요.

 

 

 

 

대체로 도시에서는 많은 자극들이 매우 급격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현란한 시각적 이미지와 큰 음량의 청각적 자극이 제시되는 것이 특징이지요.

그것은 대도시가 거대한 소비중심 사회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대도시인들은 대체로 신경 과민의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도시에서의 삶이 외적인 자극과 내적인 자극들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생기는 심리상태인 것이지요.

그렇게 때문에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찾아 힐링을 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며칠만 지내다 보면 단조로운 풍경에 권태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친구여!

이 풍경들을 한눈에 휘익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답니다.

걸음을 멈추고 눈동자를 가급적 고정한 채 심호흡을 하며 바라보기를 바란답니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것 같지 않은 평범한 뜰이지만

여기에는 많은 수목들과 화초들이 살아가는 마을이랍니다.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저마다 존재 가치를 가진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그들의 삶의 현장이요 무대랍니다.

 

 

 

 

 

 

이제 늦은 가을이예요.

초록의 푸름이 퇴색되어 가고 원기 왕성하던 생명력이 쇠락해 가는 모습이 쓸쓸해 보입니다.

이 뜰이 연출하는 자연의 풍경들은 매우 느리고 완만하게 변화하지요.

늘 여기서 사는 우리는 그런 미세한 변화를 섬세한 감성으로 감지하며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이루는 원천이 된답니다.

 

 

 

 

 

 

용담이 활짝 꽃을 피웠어요.

이 만추에 피어나는 청보라색의 향연에 제가 초대받은 느낌이 들어요.

저 꽃이 피어있는 곳에 저의 시선이 집중하고 향기에 마음을 모으며 며칠을 보낼 것 같아요.

저 꽃만으로도 단조로움과 권태로움은 사라진답니다.

용담에 집중하고 관조하게 되면 마치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변화랍니다.

제 존재의 의미를 실현한 용담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답니다.

저 꽃을 통해서 자연의 위대한 섭리를 느끼며 숙연해지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