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영산홍과 기생

청곡2 2017. 5. 22. 07:00

영산홍 붉디붉은 꽃들이 만개한 뜰을 거닐다가

불현듯이 내 마음은 에로스로 충만해진다

내 안에 잠재된 사랑의 욕망이 발기하듯

저 붉은 꽃들의 강열한 유혹이 온통 매 마음을 흔들어 깨운다.


 

탓할 일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원욕의 가장 깊은 곳을 더듬어 보면

불끈불끈 솟아나는 힘의 원천이 있지 않은가!

이성도 문명도 감히 그 본성을 제어하지 못하는

가장 나다운 것이 아니랴.


 

얼마 전에 남원에서 바라본 기생춤이 연상된다.

기생들이 마치 영산홍 잔가지처럼 너울너울 춤을 추며

봄볕에 달구어진 붉은 볼어 연산홍을 닮아서인지......



 

사랑은 붉다.

꽃중의 꽃, 양귀비의 꽃잎을 보라.

황진이의 서화담에 대한 사랑도 붉다.

연지와 곤지를 찍은 색시의 볼은 사랑의 심볼이다

취객을 호리는 등은 늘 홍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