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볏짚단 꽃꽂이를 보며
청곡2
2017. 9. 4. 18:24
어떤 볏짚단은 가장 질박하고 신성한 제대의 식탁보다.
간밤에 목욕재계하여 헝클어진 머리 가지런히 빗고
세례를 받은 후에
이른 새벽 정갈한 마음으로 조신하게
윗목에 자리잡고 삼신할매에게 올릴
백반 한 그릇
정안수 한 그릇
떠받들던......
비나이다
비나이다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어머니의 울먹이는 치성의 기도 소리 들린다.
나의 오늘 이 자리, 이 시간이
그냥 생겨난 것이냐고
우연의 소산이었냐고 되묻는다.
* 사진은 이보현님의 작품이다.
볏단 두 단을 이용하여 석죽과 카라를 돌출되도록 표현하여
마치 악수하는 듯 우정을 나누는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