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즐거움
청보라의 자존 - 용담꽃
청곡2
2017. 10. 8. 07:00
서편뜰에 청보라이 배어나온다.
가늘고 길다란 가지에 마디마디 피어난 용담의 꽃잎을 물들인다.
연약한 가지가 꼿꼿이 허리를 부추기지 못해
바위에 기대거나 땅으로 기지만 귀하디귀한 보라의 자존을 풍기는구나.
평범하기 싫어 청보라색으로 차려 입은 것이더냐?
노랗거나 붉은 옷은 서민들이 취향이라 콧방귀를 뀌고
구하기 여려운 염료로 물들인 귀족들의 허영인지
화려하여 선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사순절 사제처럼 신비와 참회의 베일을 쓴 것인지
야누스의 두 모습이 보이는구나
제비꽃, 무릇, 붓꽃처럼 보라색 옷을 차려입은
네 앞에 서면 부드러워지고 섬세해지는 감정을 어찌 하리오.
예술적 감성을 일깨우는 용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