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즐거움
개화를 기다리는 작약의 꽃망울
청곡2
2018. 5. 17. 08:40
가설극장 영화 포스터를 기웃거리는 소년처럼 열흘 넘어 작약 주변을 얼씬거린다
단단하게 뭉쳐진 꽃망울이 공처럼 둥글다
생명을 품은 배는 원이다
산모의 배가 그렇고 태아의 웅크림도 그렇다
돌돌 말린 태반에 마치 태극문양처럼 화려한 색이 언뜻 비친다
많은 꽃잎들이 구겨지지 않게 서로 살포시 귀를 맞대고 포옹하고 있다
원래 하나이던 것이 분화되는 것이리라
꽃망울은 아직도 막을 열지 않는다
나는 이전에 보았던 작약의 현란한 색깔과 아름다운 자태를 망각했으면 좋겠다
마치 난생 처음으로 대하는 꽃처럼 대하고 싶다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
가장 좋은 조건이 갖추어지고 스스로의 의지의지가 충만할 때를....
그러나 그 때는 내 소망에 맞추어지는 것은 아니지
그 때란 자연의 법이기도 하지
그 법은 천하의 도를 따르는 것이지
며칠을 더 기다리며 작약이 하늘을 여는 장엄한 아름다움을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