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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의 콘서트

청곡2 2018. 7. 1. 09:55

 


비가 많이 내린다.

폭우라고 하는 용어는 비에 대한 결례다

세렝게티 초원은 한 번도 그런 폭언을 한 적이 없다.

뜰의 잔디들이 타는 목마름으로 간구하던 은총의 비인 것을......

 

기세등등한 비가 내린다.

지붕의 사면을 타고 물받이로 내려오는 물이 대열을 이루고

함성을 내며 낮은 곳을 향해 달려간다.

119 자동차처럼 사이렌을 울리며......

 

빗소리가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나를 적신다.

이런 날은 피아노 소나타를 듣지 않아도 된다.

빗방울이 연못의 건반을 두드리고 숱한 파문이 나에게 번진다.

 

대지는 넓은 품을 열고

그 잎사귀들이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도 젖비린내가 진동하는 대지의 품에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