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폭염 스케치

청곡2 2018. 8. 2. 10:57

연일 폭염이라며 기상 이변에 화제가 집중되고

생활에 끼치는 불편과 고통이 크다

 

나는 어느 새 남국의 게으름에 익숙해져 간다

타이트한 긴 바지 대신에 헐렁한 반바지를 즐긴다

일상은 정적인 느슨함의 그늘에 안주한다

동공은 풀리고 사지는 고무줄처럼 늘어나 있다

 

햇볕은 누구도 제지하지 못하는

깡패처럼 기세등등하다

물기있는 습한 곳을 모조리 말리려는

기세가 연약한 것들어게는 횡포가 된다

 

늘 흠모하여 궤도를 추적하던

해바라기조차 시선을 떨군다

극단의 정념에 지친 연인처럼

 

바람마저 모퉁이 그늘에서 늘어져 있자

푸른 잎사귀들이 꼼짝도 않은 채

마른 속만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