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즐거움
봉숭화의 축포
청곡2
2018. 9. 4. 07:00
봉숭화 하나가 말한다
우린 아름다운 용모나 향기를 갖지 못했죠
화분 쇼윈도우에서 만인의 선망의 시선을 받으며 호사를 누려본 일 한번 없었죠
그러나 우리는 억척스런 촌부처럼 어디에서나 잘 자란답니다
다른 풀섶에 섞여 숨이 막혀도 가뭄에도 박토에도 잘 견디죠
외진 담장 아래서도 꿋꿋이 온 몸에 돋아난 씨방에 한가득 씨앗을 담은 까닭이 있지요
사람이 그리워,
손톱에 물들이던 추억이 그리워
인적 없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어
그리움의 절정은 씨방이 퉁퉁 불어 있을 때죠
들어보았나요?
팽팽해진 가슴을 한 순간 열어젖히는 축포 터지는 소리를......
사람의 품으로 가려는 열망의 아우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