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낙엽은 지는데

청곡2 2018. 10. 20. 08:11

 

사람들은 붉게 물든 단풍잎이 아름답다며 놀러갈 생각을 하지만

 나는 말없이 바라보며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감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가을의 축제를 위해 마법이 연출한 분위기인 듯 즐거워하지만

나는 왠지 허망한 생각에 젖어 버립니다



 

사람들은 붉게 물든 낙엽의 겉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킬 따름이지만 

나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잎사귀인 까닭입니다

춥고 목말라 야위고 고단한 잎사귀랍니다



숨을 헐떡이며 치열하게 살아오던 한 시절을 마감할 때란 것을 얼기 때문입니다

동안거에 들어가는 승려처럼 부동과 침묵에 입성하며 다음 시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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