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식량증산운동을 하던 옛 사진

청곡2 2018. 12. 12. 07:00


 

혹시

오뉴월 뙤약볕에 야산의 풀을 베어

지게에 가득 짊어지고

퇴비 만드는 일 한 번 해 본 적 있던가요?

서슬이 퍼런 풀의 날에 생채기 나고

풀내음과 땀내음 범벅이었지요

 

혹시

국민학교에 다니는 어린애가 등교할 때

풀무더기를 들고가 퇴비더미에 쌓아 본 적이 있던가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짜증 한 번 낸 적이 없었지요

 

혹시

풀무더기에서 나오는 뜨끈뜨끈한 김을 맡으며

쇠스랑으로 풀을 뒤집이 본적이 있던가요?

비료만 있으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가 없었지요

 

그런 적 없다고 해서 나무랄 일도 아니고

그런 적 있다고 해서 별 것도 아니지만

이런 다양한 체험들이 쌓여서

삶의 진실을 조금씩 깨달아 가는 것 같아서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