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성탄절 유감

청곡2 2018. 12. 28. 11:32

가끔은 세상을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를 모르거나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회 현상의 한 단면을 직시하고 비판하려는 의도임을 밝혀둔다

 

크리스마스는 서구권의 축일이요 축제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연말 분위기와 겹쳐서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롤이 연인들을 밀착 시키고 귀가하는 가장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이들은 그림 카드를 만들며 미래의 꿈과 휴머니즘을 설계했다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의 축제를 포교하는 전도사요 마술사였다

꼬불꼬불한 풍성한 흰 수염과 빨강모자를 쓴 한없이 착한 할아버지가

루돌프 사슴이 끄는 마차를 타고 백설의 나라에서 이 세상으로 와서 선물을 나누어 준다

 


산타클로스가 메고 다니는 커다란 선물 자루!

그것을 유아적 천진난만으로 받아들이다가 환갑이 지난 이제서야

그 자루에 담긴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의 단면을 깨닫게 된다

좀더 냉철한 시각으로 보면 산타클로스는 한 기업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고안한 기막힌 광고술이었던 것이다

1931년 코카콜라가 만들어 온 세계에 힛트를 친 대박 광고인 셈이다


 

특수를 노리는 산업자본가들이 예수의 탄생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가만히 둘 리가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도심의 소비현상을 부채질하는 오징어잡이 어선의 밝은 집어등이다

선물 상가며 음식점, 극장이 미어 터질 지경인 것이다

 

제사보다 젯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지 않는가?

예수의 탄생이라는 본래의 의미보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퇴폐적인 풍토는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릴 적에 직접 카드를 만들며 보내는 기쁨으로 행복하던 시절이 그립다

그 땐 외롭고 가난해도 잠으로 순수하고 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