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홍곡)에게 보내는 메시지
(홍곡이 작성한 마인드맵)
대학 동기인 친구 홍곡은 안동권씨이고 아호가 홍곡이다
함양군 수동면 도북이 고향인데
뜻이 높고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데다
온후한 덕성으로 사람을 대하니 춘풍처럼 온화한 친구다
친구가 열심히 살아 교육학 박사에다가
대구시의 교육장으로 퇴직을 하고
작년에는 6천평 과수원을 직접 농사지은
뚝심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1년 농사를 끝내고 얼마를 손해보았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자존심 강한 내게서
뭉클한 존경심을 끌어낸 바 있다
한데 이 친구가 문득 5백년의 과거를 거슬러
자신의 생명과 역사의 뿌리를 찾아 나선다
15대조 삼괴당 선생이 가문의 한 뿌리라는 걸
선대 조상들이 현몽하여 길을 가르쳐주었는지
수승대가 있는 황산마을이 아닌가!
내 고향마을과는 십리 밖에 안되는 거리인데다
그 마을은 명당의 풍수지리로 소문난 마을이다
황산마을은 현재는 거창신씨의 세거지이고
아름다운 한옥마을로 유명하다
홍곡의 선대가15세기 말엽에 입향하었으니
요수 신권선생과 비슷한 시기에 입향하었다
홍곡이 족형 한 분과 동행을 하고
나는 참관인격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동행을 한다
마을에는 삼괴당 선생의 유적이 당당하다
정안동에 학림서원이 있고 권씨 후손들이 제를 지내는
괴음재가 있다 괴목나무 그늘 아래 사당이라니 풍류가 드러난다
괴음재에서 불과 수백 보 동쪽 산기슭에
삼괴당 선생과 후손들의 묘역이 일렬로 가지런하다
홍곡과 나는 선조들이 이렇게 가까운 고을에서
살았다는 사실에 동향인으로서의 끈끈한 애착심에 젖어든다
수승대 아름다운 풍광이며 원학골 맑은 계류에서 심신을 수양하던 선조들이
통성명을 하며 교유가 있었을 것이란 상상을 한다
홍곡은 삼괴당 선생의 행적을 집요할만치 살피며
후손으로서의 탐구심과 열정을 발휘하며 역사적 사실에 대해 나와 정보를 나눈다
이 일화는 다음에 별도로 쓸 것이다
오늘 아침에 홍곡이 사진 한 컷을 보내왔다
치열한 공부가 이루어지는 증거물에 득의의 미소가 보인다
내가 즉흥적으로 답신을 보낸다
맑은 물로 세수를 하고 한가한 마음으로
향불을 피워놓고 선인들의 행적을 더듬으니
오! 이 아침이 조철(照徹)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