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좀비 축제

청곡2 2019. 11. 7. 07:57

 

미국 플로리다에 좀비 떼들이 핼러윈데이를 맞아 축제를 벌인다는 소식이다

마치 살아있는 귀신처럼 기괴한 분장과 복장을 하고 도시를 누비며 환타지 축제를 벌이는 것이란다

 

이런 광란의 축제라는 문화현상의 배후를 슬쩍 엿보려 한다

물론 나의 상상이고 추론일 따름이다

현대의 과학기술 문명에 대한 거부 또는 일탈이 아닐까?

좀비는 살아있는 시체를 말한다

이런 좀비가 대중문화 속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소설이나 영화, 게임 등에서 시작되었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가공적인 환상을 통해 공포와 스릴을 누리고 싶어하는

대중들의 기호가 상업주의를 통해 등장한 것이다

이런 독특한 사회 현상에 열광하는 대중들의 심리가

기이하고  재미있고 현실도피적 경향으로나타난 것이다

 

현대의 고도로 발달한 문명에서 일탈하고 싶은 욕구는

이성 지상주의에 대한 신화적 퇴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학과 신화의 변증법인 것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의학적 지식이나 의료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하여

수명이 연장되고 있지만 죽음이란 숙명 앞에서 여전히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도 인간의 근원적인 삶의 문제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은 깊은 성찰과 고뇌가 필요하다

주체로서 당당히 살아간다는 것은 회의와 번민과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결단과 용기 앞에서 망설이고 위축되며 소심한

구경꾼이나 추종자로 전락하기는 쉬운 것이다

주체적인 자유인의 책임과 결단을 포기한 노예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다

 

우리는 좀비라는 비주체적 존재를 통해 이성으로 부터 도피하며

참다운 자유를 내팽개치며 색다른 체험에 몰입하려는 욕구에 매몰된다

좀비라는 용어를 좀더 확대 적용해 보면 독자적 판단 기능을 상실하고

어떤 사회적 경향성이나 개인적 이해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마치 무뇌적 부류들이다 



우리는 혹시 좀비와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정치적 진영의 논리에 현혹되어 무비판인 추종자가 늘어가는 현상을 보면

이런 의문이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