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수처작주 입처개진

청곡2 2020. 5. 28. 21:27

당나라 임제선사의 글 한 귀절을 음미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언제 어느 곳이든 스스로 주체가 되어라 그러면 지금 있는 곳이 참된 진리의 세계다

가슴에 새겨둘만한 명귀절이다
평생의 생활 신조로 삼거나 삶의 좌우명으로 세우면 좋겠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삶의 조건에 피동적으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 갈대처럼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수용하고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려는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의 말을 상기해 본다

사람들은 곧잘 피안의 세계에서 진리와 행복을 찾으려 한다
흘러간 과거의 추억의 휘장이나 뜬 구름 같은 미래라던가

천상의 구원이 아닌 현재의 여기를 중시해야 한다
스스로를 주인 또는 주체로 여기는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지금 여기에 있는 자
바로 자신이 아닌가
아무리 삶이 힘들고 괴롭다 해도 내 굴복하지 않으리라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