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불편한 시선

청곡2 2023. 8. 18. 09:39

장거리 버스를 타고 있다 인접한 좌석에 앉은 여고생이나 여대생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내 시선을 불편하게 만든다
반바지를 입고 다리를 뻗어서 앞 좌석 등받이 위로 올리는데 타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한다
인성교육을 낡아빠진 구시대의 유훈 쯤으로 여기는 교단의 단면으로 다가온다
학생 인권 문제가 연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여론을 형성해 나간다
학교에서 어떤 간 큰 교사가 훈육을 할 수 있겠는가?
아동 인권과 학대라는 무시무시한 지뢰 앞에 어떤 교사의 교육적 신념이 온전하겠는가?


버스를 타고 다녀도 이런 눈살 찌푸리는 행동을 별로 본 적이 없어 내심 불쾌했지만 타이를 수도 없는 일이다
자유와 권리 의식이 강한 젊은 세대들이 꼰대로 몰아 반항을 할 지도 모르는 일인데다  공중도덕에 대한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서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기준으로 볼 때는 지나친 느낌이 들지만 세대가 다른 젊은이가 쉽게 수긍할 것 같지 않다
자가용 안과 같은 자신의 개인적 공간에서라면 아무 문제도 없지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공간이라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리를 뻗을 자유가 있지만 인접한 타인은 불쾌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그래서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자유는 사회라는 공간 안에서 제한적으로 누릴 수 밖에 없다


민주 사회는 구성원들의 성숙한 민주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법이나 제도에 의해 보장되는 것 못지 않게 문화로 일구고 꽃 피워 나가야 한다
저 아가씨가 남들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하여 스스로 자제하며 정립한 내면 규칙을 실천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