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굽은 소나무

청곡2 2013. 11. 26. 16:54

 

 

잘리고 비틀린 소나무 등에 귀를 대보면

홑바지 저고리에 괴나리 봇짐을 메고

아리랑 고개를 넘던 애절한 가락이 들린다.

 

 

 

 

휘고 굽은 소나무 줄기를 따라가 보면

남녘 바다를 향해 꾸불꾸불  뱀처럼 기어간

섬진강 줄기가 보인다.

 

 

 

 

 

소나무 아름답게 굽은 가지에는

입춤의 명인이 엇박을 타며

내딛는 버선발 율동이 흐른다.

 

 

 

 

 

땅 속에도 덫이 있고 허공에도 함정이 있노라고

桎梏과 수난의 고개를 넘은 영광이라고

잎들은 사시사철 푸름을 잃지 않는가

 

 

 

 

 

 

 

 

 

 

 

 

 

 

 

 

 

 

 

 

 

 

 

 

 

아내의 연수를 외조하러 대구보건대에 갔다가

사방으로 둘러쌓인 건물 교정의 소나무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