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담화

낙엽 쌓인 거리를 걸으며

청곡2 2015. 11. 25. 07:00

 

바람이 차가운 길을 걷는다.

낙엽들이 겹겹이 포개진 채 퇴색되며 발길에 밟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심결에 낙하하는 잎들로 가지가 텅 비어간다.

 

 

 

 

 

낙엽 쌓인 보도를 걸아가는 가을 풍경에 나는 사유의 세계로 빠진다.

비어가는 가지들을 보면서 자아와의 소리없는 대화를 한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봐요. 그대.

가로수에서 낙하하는 낙엽을 바라봐요 그대.

그 몸짓이 무얼 뜻하는지 생각해 봐요.

 

그대 주먹 쥔 손을 펴 봐요. 나처럼.

그대 이제 심호흡을 해 봐요. 나처럼

이제 스스로에게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바람이 불어오네요.

저 바람은 이리저리 소요하는 禪師(선사)랍니다.

욕심과 집착의 끈을 놓은 참 자유인처럼

이제 우리도 영혼의 한복판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