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곡의 글방
모래밭에서
청곡2
2016. 2. 11. 07:00
자네는 야심한 밤중에 모래밭을 가로질러 걷거나 뛰어보았는가?
잠자던 모래들이 입을 삐쭉거리며 불평하거나
찌프리며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던가?
모래들이 그랬어.
늘 함께 있어 서로 위안하고
제 숨소리마저 죽이고 낮은 소리로 소곤거리고
서로 낮아지려고 고개 숙이고 무릎을 꿇고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자신이 먼저 부서지기 때문이래
모래 한 알이 그랬어.
나도 한 시절 천하를 호령하던 바위의 이마였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