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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계곡

월성계곡 수달래(3) 길을 가로막은 큰 바위 앞에서 물은 당황하거나 망설이지 않는다 다투지 않는 물은 스스로 바위를 우회하기로 한다 먼 길을 가야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가야할 길 앞에서 나태하지도 않는다 물 같다는 것은 억지로 꾸미지 않고 순리를 따르는 것이다 물은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한 표상이다 우주만물의 운행원리를 수,화,목,금,토의 오행으로 사유한 동양철학에서 물이 한 요소다 바위와 물이 서로 상생관계가 된다 물이 바위를 어루만지며 바위는 부드러워지고 말끔히 씻긴다 물은 바위로 인해 탁해지지 않고 맑아지며 고유한 속성을 잘 보존한다 내가 시냇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물가에는 온갖 음악이 있고 온갖 춤이 있기 때문이더 수달래가 꽃을 활짝 피우고는 물의 노래와 춤을 바라보고 있다 본 사진은 향토의 사진작가인 .. 더보기
월성계곡 수달래(1) 돌의자에 앉은 신선 세찬 물살에 부서지는 물방울 세례를 즐긴다 좋은 자리 선점하려는지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것인지 돌팍 사이로 깊이 뿌리박은 채...... 좋은 걸 어쩌냐며 물과 눈높이를 맞추려 물가에 반쯤 뿌리를 적시고 흐르는 물의 행렬을 바라본다 궁합이 어찌 사람에게만 있느냐며 물과 철죽이 연분을 드러낸다 저러니 수달래라지 월성계곡에서 화사하다 ( 거창의 사진작가 김병호선샹님의 작품집에서 가져온 사진) 더보기
가래올 풍광 덕유산 어느 비탈에서 발원한 가느다란 물줄기가 마치 물의 순례자처럼 월성계곡으로 걸으며 이 골짜기를 스쳐갔던 것처럼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났다가 연어처럼 되돌아와서 물길을 따라 오래도록 걷거나 잠기며 바위를 어루만진다. 물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우리 집에서 200미터 가량 떨어진 냇가의 모습이다. 바위 산 굽이굽이를 돌아가는 물살의 기세가 마치 청년의 패기 같다. 바위는 장구한 세월의 무게에 눌려 부서지고 갈라진다. 강하고 단단한 바위가 이제 늙어간다. 바위는 늙어서 더욱 아릅답다. 자신의 완고한 속내를 드러내고 거친 숨결을 삭히며 세월의 무늬를 새기고 그리면서......... 바위 일가족이 나란히 손을 잡고 서서 사진을 찍은듯 하다. 아직은 한 몸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이들은 분신으로 갈라져 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