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채반 위에서 마르는 고사리 아침에 고사리를 제법 많게 꺾어와서 삶아 말린다나는 여러 해 전 부터 고사리 채취를 하지 않는데 아내는 틈틈이 꺾어온다본인은 먹지도 않는데도 나누어 줄 사람들이 있어서다 열 군데란다자매들과 화실 지인들, 일가 친척들에게 한 움큼씩 나누어 주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리라지금 채반 위에서 삶긴 고사리 줄기들이 마르고 있다소도 먹지 않는다는 고사리를 삶아서 말리면 고사리만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 한식에서는 제법 대접을 받는 고사리다이런 고사리를 음식으로 활용한 선인들의 생활의 지혜는 놀랍다그런데 고사리를 말려보면 생물의 1/10로 크기와 중량이 감소한다그런데 조리하기 위해 물에 푹 담가놓으면 불어서 원래처럼 통통해진다고사리는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다 제 시기에 꺾지 않으면 줄기가 억세서 식용을 할 수가 없다그래.. 더보기
유럽 도시와 산업 교류와 항만 간 협력 방안 논의…세계 속 도시 위상 강화 9일 이탈리아 산레모 Porto di Sole를 방문중인 포항시 장상길 부시장 등 포항시 출장단.- 장상길 부시장, 프랑스 니스에서 포항 알리기에 총력- 포항시 해양 항만 활성화 위한 사절단 연안회복 연합체 출범식 참석포항시는 프랑스 니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3차 UN해양총회(UNOC3)의 공식 사전 행사인 ‘연안회복 연합체 출범식’에 지난 7일 참석했다.시는 장상길 부시장을 포함한 7명의 사절단을 파견해 해수면 상승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안 도시와 지역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며 도시 위상 알리기에 나섰다.‘연안회복 연합체 출범식’은 니스시, 프랑스 정부, 코스타리카 정부, Ocean & Climate Platform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세계 각국의 연안 도시 시장, .. 더보기
붓꽃들의 향연 창포원의 붓꽃이 화려하다미의 화신이 붓꽃의 옷을 입고 유월의 창포원에 출몰하었구나저리도 고운 찬란한 색에 부드러운 천을 걸치고 있구나 더보기
장미가 피어나고 작년에 지인 한 분이 선물한 미니장미 삽목묘가 잘 자라 올해에 꽃을 피운다출입문 입구에 묘목 너댓 개를 심고 타고 오르도록 철제 아치를 설치했는데 원하는대로 되어간다작은 것이 아름답다더니 그 말이 과연 맞구나한 송이 한 송이의 개체보다도 군집하여 이룬 풍경에 마음은 흡족하고 천천히 두루 살펴보면 눈은 호사를 누리고 마은은 기쁨으로 차오른다단단하게 뭉쳐 있던 꽃몽우리들이 바깥부터 서서히 막을 열더니 감싸고 있던 고운 잎들이 벌어지며 품고 있던 향기를 발산한다한참 바로보고 있으면 생명의 생동감을 느낀다 같은 꽃이면서도 어느 하나도 동일한 모습이 아니다 피어나는 시간, 꽃의 방향, 색깔까지 모두 다르다동일한 장미인데도 서로 모두가 다르다 더보기
모교 동문회 북상초등학교 총동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500명 이상 참석한 모교의 선후배와 동기생들이 연 1회 행사를 하는데 동기회도 겸한다 우리는 딱 한 반으로 6년 간을 함께 보내며 배우고 익힌 터라 친구들 간에 우정이 깊다 멀리서 친구들이 도착하면 덥석 손을 잡으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스스럼 없이 익살스럽고 꾸밈없이 대하는 마음이 진심이고 삶의 진실이다 이 동문회라는 축제는 과거의 학창 시절을 과거의 사건으로 흘러보내지 않고 현재에 재현하려는 기억의 반복과 재현을 위해 축제로 이어진다이 축제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보다 공동체를 형성하고 심화한다 지난 사건들에서 공통된 사건을 찾아 공감하고 그리워한다 구성원들간에 공통된 사건이 더욱 공감을 얻으며 공동체를 활성화한다축제는 재미있는 놀이와 닮아있다성능 좋은 음향시설로 .. 더보기
담담함의 지혜 젊은 시절에는 뜨거웠지만이제는 담담해지면 좋겠다담담함은 불과 물이 이상적으로 조화된 상태다 의 한자어 짜임이 재미있다불이 타오르는데 물을 끼얹는 의미다물은 차분히 아래로 가라앉고 불은 뜨겁게 위로 치솟는다주니어들은 열정적이고 행동적이라 불에 가깝다불처럼 기질적으로 급하고 거친 사람은 제어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화를 잘 내고 결국은 화를 초래한다시니어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평온하다 이런 담담함은 화를 억누르고 가라앉히는 자기 제어가 따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온갖 세상 풍파를 겪다 보면 순간의 실수가 초래하는 수많은불상사들을 직간접으로 겪게 되어 자중(自重)하는 지혜가 생기기도 한다담담하기를 바라는 또 다른 차원은 사사롭지 않고 보다 객관적이고 포용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치열하게 문제에 접근하고분.. 더보기
기린초 기린초 노란꽃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수십 년 전에 어느 야산에 갔을 때 제법 큰 바위 옴팡진 곳에 피어있던 야생화가 나를 홀려 발 길을 멈추고 한참동안 쳐다보고 집에 와서 이름을 찾아보니 기린초라는 풀이었다한적한 산길에서 샛노란 작은 꽃들이 무수히 피어서 거무튀튀한 바위의 품에 든 모습이 어찌나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나를 기쁘게 했는지.....나중에 뜰이 생기면 꼭 심어서 함께 있고 싶었다기린초는 까탈스런 성미로 개체수가 적어 귀한 대접을 받는 꽃이 아니라 아무데서나 뿌리 내리고 줄기를 잘라서 꽂아두기만 해도 뿌리를 내리는 억척스럽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그래서 잡풀이 많고 관리가 어려운 곳에 심어두니 왕성한 세력권을 만들어 다른 풀들을 이긴다기린초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노란 작은 별들이 많이 보인다한.. 더보기
상추 한 줌 어린 상추 한 줌을 뽑아 점심 주 메뉴로 삼는다아직 잎이 연하고 부드러워 입에 넣으면 스르르 녹을 것 같다상추 씨를 뿌려 가꾼 것인데 요만큼 자라는데도 거의 한 달이 소요된다바람에 날아갈만큼 가벼운 흰 씨앗을 흩어서 뿌리고 얇게 흙을 뿌리듯이 덮어놓고 기다리다 솟아오른 싹을 보며 안도하고 기뻐하던 일이 있기에 상추가 오로지 한 끼의 먹거리만은 아니다오늘 점심에는 상추 외에는 감히 오를 생각을 말아라상추를 푸짐하게 통째로 넣고 간장 한 숟가락으로 비비기만 해도 넉넉하고 일미가 아닌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