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을 따며 감나무에 감이 많이도 달렀다수고가 높아서 2년 전에 강한 전정을 했는데 작년에는 그 영향으로 고생을 많이 하여 감이 적었는데 이제 회복한 것 같다이 감나무는 내가 20년 전에 귀향할때 이미 성목이었으니 수령이 최소 50년일 것 같다 한 번도 관수를 한 적도, 퇴비를 준 적도, 농약을 친 적도 없다그런데도 매년 풍성하게 수확을 하니 모두가 자연의 은혜다 감을 따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은 나무가 높아서다과수원에서 관리하는 나무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크는 나무라 아무리 전정을 해도 장대가 겨우 닿거나 닿지 못하는 가지가 많다시판하는 알미늄 장대를 이용해서 장대 끝에 주머니를 달아 감을 거두어 들인다장대 끝에 감이 쏘옥 들어오고 장대를 휙~ 잡아채면 무게로 장대 끝이 묵직해지고 만족감이 온 몸에 펴저나간다 더보기 감국 몇 무더기 올 봄에 감국을 삽목하여 여러 곳에 심었는데 청량한 날씨에 활짝 꽃을 피운다대부분의 화초들은 전성 시절을 마치고 휴면에 들어가는데 비하면 국화는 별종이다이런 고유한 특성을 우리 선인들은 군자의 덕과 관련시켜 절개, 지조의 상징으로 미화 시켜왔다며칠 전 창포원의 국화전시장에 전문가가 만든 국화의 다양하고 화려하고 풍성한 모양에 비하면 감국 한 무더기는 초라하다그러나 내 의지와 노력이 깃든 서사가 있어 감흥이 적지 않다외양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는 주체와의 관련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더보기 창포원 국화 축제 청량한 기운이 코 끝을 스치면 국화가 생각이 나고 창포원 햇볕이 잘 드는 벤치에 앉아있다잘 조성된 아치형태의 국화길에 들어서는 이들의 만면에 행박한 미소와 떠들썩한 흥분이 배어난다마법사의 정성된 손길로 빚은 국화들이 형형색색으로피어나 사람들을 반긴다시간은 넉넉하고 마음은 자유로 충만하다마음껏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사방으로 난 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한껏 누릴 것이다 더보기 외종이 떠나다 외종이자 친구가 세상을 하직한다 귀향하여 2년간 벗들과 함께 고향의 산하에서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다가 찾아온 병마로 3년을 투병하다가 끝내 유명을 달리한다그동안 환자와 여러 병원에 동행하며 작은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인은 이제 공백의 연안가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다 더보기 단호박이 채반에서 마르고 단호박을 거두어 썰어서 말린다 동글동글하여 큰 것은 배구공만 하고 작은 것은 핸드볼공만한 단호박인데 포항에서 종자를 얻어 심고 가꾼지 서너 해째 된다 잘 익은 씨를 이웃들에게 권하니 모두들 엄지척을 한다단호박을 말리는 것은 저장을 해서 연중 식용으로 할 요량이다잘 말려서 방앗간에서 빻으면 언제든 꺼내먹을 수 있는 식재료다 가까운 이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한다잔 손질이 많이 가야한다 씻고, 속을 빼내고, 썰고 말리는 일들이다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곧 싫증이 난다 그러면 일이 사소하게 여겨지고 지겨워진다 이런 일을 귀찮게 여기면 못할 노릇이다그런 이들은 마트에 가서 사먹으면 된다꼬득꼬득 말라가는 호박 살을 만져보면 따스한 햇볕이며 살랑살랑 부는 바람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차츰 기울어가는 .. 더보기 그림 한 점을 감상하며 가을의 서정이라면 흔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향락하는 축제장의 국화가 만개한 동산을 연상할 것이다풍성하고 화려하며 결실을 맺는 풍요롭고 찬란한 풍경이 익숙하다창현 화백의 만추의 서정을 물씬 풍기는 그림을 감상한다풀잎이 마르며 야위어지고 부서지는 모습이 애상에 젖게한다이 계절에는 기름져 살찌고 팽만한 것들이 메말라 부서지고 주름지며 균열이 생긴다볕은 차가워지고 왕성한 기운으로 부지런히 볕을 긁어모으던 잎들이 떨어지고 휴면에 든다풀벌레가 그런 잎사귀에서 애상곡을 부르고 있다이제는 내면을 돌아보며 거친 숨을 진정하며 차분해질 때라고 한다창현 선생님은 이 만추의 풍경에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그림처럼 적어놓고 있다 우리의 민족적인 서정이 담겨 시에 담긴 의미를 사유해 본다시인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 더보기 글을 새기며 의자에 앉아서 나무 판자에 쓴 기표의 획을 따라 맹렬한 눈빛으로 망치질을 하던 사람이 물러나와 그 자리를 바라보니 의자가 비어있다커피를 타놓은 것도 잊은만큼 마음이 한 곳에 집중했던 것이다오랜 벗에게 줄 선물을 직접 만들고 있다친구의 부친은 초등학교 은사님이기도 하고 넓은 한옥에서 유학의 가풍이 당당한 양반 가문이었다가문의 골동품을 모조리 내게 선물한 친구라 답례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기도 하다어떤 글을 새겨주어야 좋을지를 결정하는 일이 제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친구의 자택 벽에 오래 걸려 있을만한 글을 찾는다는 게 쉽지 않은 까닭이다마침내 결정을 한다 알프레드 디 수자의 행복에 관한 명언인데 류시화 시인의 시집에서 인용하여 널리 알려진 글이다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사랑하라,.. 더보기 상어의 신화 상어 한 마리가 인공 수로에 들어온 사건으로 이름이 지어지고,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유명세를 타고 신화가 생겨난다아쿠아리움에서 유영하는 어류들과는 달리 자의적으로 인간계에 진입했다고 믿기 때문에 더욱 극적이다바닷물이 들어오는 문명의 수로는 용궁으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만큼이나 복잡한 미로다막다른 길목을 친선과 화합의 공연장으로 이용하려는 것인지 혹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도움을 청하려는 것인지, 혹은 단순한 우연인지 실제는 알지 못한다사람들은 이 사건을 신기해 하며 나름대로 해석한다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인간 세계에 파견된 자라는 토끼의 간을 구하려고 왔는데 이 부캉이는 어떤 목적으로 온 것일까?사람들과의 친선과 우의를 위해 용왕의 평화의 사절단임이 틀림없다귀환하여 용왕께 어떻게 보고할 것인지 궁금하다 더보기 이전 1 2 3 4 ··· 4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