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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능 도자기 특별전시회 처족들과 함께 1박 2일로 목포 여행을 한다 이번 여행은 미국에서 온 처남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는데 한 도예가의 개인전을 관람하는 것이 주된. 일정이다 지산 이종능 도예가를 목포대학에서 초청한 특별전시회인데 장소는 목포문화예술회관이다 전시장에 도착하니 이미 서울에서 오신 세 분이 있다 처남과 동행한 한 분은 육사 한 해 선배인 이석구 님인데 쓰리스타로 예편하고 전국방대 총장과 전아랍대사를 지낸 분이라고 한다 현재는 연세대 글로벌 인재 대학 특임교수다 또 한 분은 여성분인데 플룻 연주로 일행의 만남을 축하해 준다 며칠 전에 임시 귀국한 윤호가 서울에 갔다가 자정에 서울에서 내려와 합류한다 제 외삼촌이 조카를 유명 인사들에게 소개하려는 배려가 바탕에 있는데 아쉽게도 이종구 님은 시간이 맞지 않아 불발되었다 전.. 더보기
소등을 베고 잠든 목동 아이는 소의 등을 베고 잠들고 소는 말없이 기다린다 소는 이미 배 부르고 아이는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 넓은 소의 등을 페고 누웠다 잠이 든 것이다 천진함과 순박함이 주는 평온한 마음이 느껴진다 근처에 미니실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는데 원래의 한자아는 면우실(眠牛室)인데 소가 잠든 형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소는 사냥하지 않는다 큰 덩치에 큰 눈을 껌벅이며 뚜벅뚜벅 걸어도 초원의 풀들은 무한히 많다 순하디순한 대지의 속성을 지닌다 아이는 이미 목동의 역할을 마치고 초원의 넓은 품에서 동반자인 소와 함께 쉬며 평화롭다 지상낙원이다 이 풍경에 관조하면 현실에 지친 심신을 위로하며 평온에 이르게 한다 잠시나마 해탈로 인도한다 더보기
봄나들이 - 김천 대덕 병아리떼들이 처음으로 봄볕을 쐬기 좋은 날이다 어이! 점심 먹으러 가세 모처럼 걸려온 전화 소곡(巢谷)이 나를 꾄다 봄나들이를 하자는 달콤한 유혹에 그래그래 봄나들이 나서는 늙수구레한 영감 셋 어느덧 지팡이가 휴대품이 되어버린 영감이 모는 차는 잘도 달린다 머시기가 거시기하고 거시기는 머시기한다며 영감들의 수다가 엔진의 연료가 된다 초록색이 몇 개나 될꼬? 우문을 툭 던져놓고 머리를 굴리는 사이에 저 산을 보게나! 연두가 피어오르는 차창 너머의 산이 형연을 펼친다 거창읍에서 김천 대덕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인근에 있는 부항댐 일대의 시원스런 풍광을 즐긴다 더보기
천사의 날개를 달고 천사의 날개를 달고 부항댐 호수 위를 날고 싶어도 부력은 생기지 않고 다만 흥이 올라 어깨만 으쓱거릴 뿐 더보기
초대형 캔버스 언젠가 집 구경을 온 사람 하나가 앞 산이 시야를 막아 탁 트인 전망이 아쉽다고 한 적이 있다 산이 먼저 선점하고 있어서 어쩔 도리가 없었고 절벽처럼 산이 버티고 있어서 냇가 바닥에 누운 너럭 바위가 일품이라며 무례한 언행에 유머로 일침을 가하고 싶었지만 그 말은 하지 않았다 풍수지리상의 여러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집터는 드물고, 있다고 해도 구하기 어렵다 그런 완벽한 터를 구하기보다는 좀 미흡하더라도 자족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보다 더 현명한 태도는 기존의 조건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을 조화하는 주체는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산은 시야를 차단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대자연의 캔버스로 긍정 수용을 하고 계절마다 변하는 화폭의 그림으로 여기면 어떨까? 주택 앞에 있는 횡으로 산은 벼.. 더보기
축구와 밸런스 요즘 23세 이하 아시아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즐겁다 관중의 수준만큼 경기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기기를 바라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때로는 우리가 져도, 특정한 나라의 스타 선수를 좋아하며 즐길 수도 있고 축구 신흥국을 응원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축구 경기를 보다가 한 해설자의 무게 중심이 낮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섬광처럼 스쳐가는 이미지 한 컷이 떠오른다 오랜 예전에 선배 축구 선수가 혼자서 드리블이나 페인팅 같은 연습을 할 때 엉덩이가 지면에 닿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축구는 정당한 몸싸움을 인정한다 바디 체크라고 해서 한 발이 지면에 닿은 상태에서 무릎 위의 상체로 상대를 막거나 밀어내는 것은 정당하다 이만큼 격렬해서 축구는 전사와 비유되기도 한다 A매치는 그래서 국가간의 전.. 더보기
귀향의 꿈 친구이자 외종인 금화의 귀향 선물로 서각 한 점을 만드는 중이다 내 어머니가 금화의 부친과 남매간인데 어머니가 야동생이다 예전에는 위천면 여시골(호동)이었는데 수십년 전에 김해로 이사를 했고 금화가 사마리에 좋은 터를 잡아서 주택을 신축했다 우리 집과는 5km 거리다 금화의 집에는 외조부 사진과 외숙 내외분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외갓집을 대표한다 수많은 망치질 사이에 외갓집에 얽힌 추억들이 스쳐간다 [서각 문안] 여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부산에서 반평생을 살며 오매불망 그리던 꿈 하나 있었네 귀향의 꿈(양각)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벗들과의 정다운 교유를 하려 사마에 둥지를 트는구나 금화 최진필님께 새겨드립니다 2024년 초봄에 청곡 새김 더보기
목련꽃은 낙화하고 이 찬란한 봄을 나만이 소유할 수 없다며 낙화한 목련꽃 사그러지는 꽃잎 흩어지는 향기보다 아름답고 숭고한 그 의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