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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대출렁다리(2)

거창의 사진작가 이재학님의 수승대 출렁다리

출렁다리는 흔들리기 위해 탄생한 묘한 운명이다
흔들리기 위해 다릿발과 육중한 몸집을 취하지 않는다
첨단 소재와 기술로 화려하고 중후한 현대판 교량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가볍고 경쾌한 유흥의 다리다

출렁다리는 여유의 미학이 낳은 놀이다
급하고 빠르게 안전하게 가야할 길에는 당연히 콘크리트 다리다
안가도 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출렁다리를 찾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즐거움이 감돈다

출렁다리가 손짓하며 유혹한다
어느 다리가 님을 흥겹고 신명나게 하던가요?
어느 다리가 님을 어린 시절로 인도해

공포와 환호가 뒤범벅이 된 엑스터시로 이끌던가요?

날 보러 오세요
날 타러 오세요
님이 날 흔들면
님도 흔들리죠
그러면 내가
요람이 되고

그대는 아기가 되는
마법의 요람

세상살이에
무뎌지고 잃어버린
동심을 일깨우려

흔~들 흔~들

잠시라도 신선 놀음하라고
출~렁 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