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이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나무의 이주 소나무 한 그루가 이주를 한다 산자락 끝, 이 바닥에서 왕초 노릇을 하며 가솔들을 거느린 족장이다 우람한 덩치를 탐낸 사람들에 의한 강제 이주다 햇빛이 잘 드는 광장에서 호사를 누린다며 꼬드기는 사람들이지만 정작 소나무는 수심이 가득한 여러 날이 지나고 대형 크레인이 팔뚝에 검붉은 힘줄을 불끈 거리며 힘을 쓰는 굉음이 요란하다 오랜 세월을 이 산자락 끝에 정착하느라 지하로 넓게 개척한 뿌리들이 잘리며 새 정착을 위한 희생을 받아들이라고 위로한다 생존할 수 있을만큼만 남겨진 뿌리가 흙을 감싼 채 사방으로 동그랗게 천으로 감싸고 있다 제 스스로 한 걸음도 뗄 수 없는 붙박이들은 한 번 뿌리내린 곳이 제 무덤이라며 이주라는 말은 들어본 작이 없단다 아직 누구에게도, 심지어 제 몸의 상반신에게도 가려졌던 하반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