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 올립니다.
저희 집에 오신 묵객 여러분 중에 외현선생이 입택 기념으로 그려준 소중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 즐거운 추억이 있습니다.
유명한 서화가들이 오신 자리에서 저희 집 당호 하나를 받습니다.
선묵유거(선묵이 그윽하게 사는 집)이란 뜻이지요.
제가 무척 마음에 드는 그림입니다.
서화가들과 함께 술을 기울이거나 그들의 묵희를 바라보는 것이 제게는 큰 즐거움이자
그림 그리는 아내를 내조하는 사람으로서 누리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외현 선생은 붓을 늘 잡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달필이어서
오랜 세월이 그의 붓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걸어서 나옵니다.
풍류와 해학을 좋아해서
소취한 자리에서
그가 이끄는 붓은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선묵유거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