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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국수집 식구들

 

                               민들레국수집 식구들

 

                                                새벽 이슬에 젖은 공복보다 더 고픈 건

기다려 주는 이가 없는 것

그래서 잊혀지다가 결국 버려지는 것이라던

지난 밤 삭풍보다 시린 건 차가운 시선이라던

 

이리저리 구르다 채이고 밟히며 서러운 겨울을 날던

꿈꾸지 못해 푸석푸석해진 파리한 낯짝의

막돌 같은 사람들

 

                                                ‘서럽고 볼품없는 막돌 환영’

                                                남루한 식당 간판 열린 문 사이로

코를 훌쩍 거리며 국수를 먹는다.

‘잔치판엔 국수가 제 격이여.’

버릇처럼 맞은 편 그릇을 힐끗 바라보고는

면을 빨아올리는 목줄기 힘줄이 꿈틀거린다.

멸치 국물은 눈을 젖게 하고 시린 속을 덥히는데........

 

 

어느 새 국수집은 채곡채곡 돌담이 쳐진다.

내 등에 기대라구. 끌어안으면 따뜻해진다구

이런 두런거림이 새어 나온다.

가끔은 스크럼을 짜고 절규하는 소리 들린다.

고개 숙이지 마. 가슴을 펴. 세상을 향해 부딪치라구

돌격 앞으로!

 

 

 국수집 서영남 선생과

공동체 가족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