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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블로그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이사를 한다
남의 집에 공짜로 살다가 주인이 더 이상 손해를 볼 수 없으니 나가달라는 것이다
그냥 쫒아내는 게 아니라 잘 아는 집까지 안내를 해 준다
다음 블로그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블로그는 관심경제가 구축한 디지털 플랫폼의 하나다
소비자의 관심을 파악하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마왕의 총애를 받는 부하가 웸이다 웹은 손가락 끝만 움직여도 명령에 복종하는 마술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 이름은 하이퍼텍스트라는 연결의 마술이다
온 세계에 파견되어있는 조직원들이 명령을 따르는 이 세계가 인터넷이다

나는 디지털 문명이 낳은 신인류 계열에 속하는 블로그족이다
이 종족에 편입한지 십여 년
내 블로그는 좀 생뚱맞다
첨단 과학기술와 자본주의, 소비사회와 동떨어진 신화와 몽상,선적인 사유,낭만의 글쓰기, 실존적 체험, 인문적 상상과 호기심 등을 컨텐트로 하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사유의 장독에 삭혀내는 삶의 요리사가 되고 싶어 2600 여 개의 글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보잘 것 없지만 오로지 나만의 것이고 내 삶의 진실이 담겨있는 것이다

많은 카페나 블로그들은 방문자가 많기를 소원한다
그런 바탕에는 시장의 논리가 깔려있다 실제로 파워블로거들은 방문자수가 수익으로 연결된다 한 때는 방문자가 많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무관심하다
요즘 세상의 일반적 흐름과는 동떨어진 컨텐츠라 당연하다

이번에 티스토리로 이사를 하면서 괜스레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고백한다
평소에 비판하고 때로는 증오심마저 있었던 관심경제의 그물망에 내가 기생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삶의 기록물이자 성찰과 인격도야의 장인 블로그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자칫하다가는 낙오되거나 폐쇄될 수도 있다는 한없는 허탈과 두려움을 직시하고 있다